초록의 싱싱함이 세상을 평화로 감싸주는 시간, 두 팔을 휘저으며 물길을 따라 간다. 노란 금계국의 물결에 마음이 들뜨며 발걸음이 빨라진다.보폭을 조금씩 넓히며 걷다 보면 들숨과 날숨이 느껴지고 몸에 힘이 들어간다. 걷는 시간 찰랑거리는 마음을 다스리며 마음의 중심을 모은다.쓰러진 것이 아니라 잠시 누워서 쉬고 있는 것이겠지? 굳건한 모습으로 내일 다시 만나자꾸나. 초록 숲에 노란 별꽃이 가득한 곳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힘 빠진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음이다. 머릿속에 들어
팔월의 첫날/박성희 장막은낮과 밤에서 나를 분리시켜 주고모든 것에서 자유롭게 해 주려 하고잠은낮과 밤을 일종의 막 같은 것을 쳐 놓고잠 속에서 나는 또 다른 세상을 기억해 내고줄다리기를 하며 넘나들게 한다꿈이라는 세상 속을 헤엄치다밖으로 나오면 눈부신 햇살이내 몸을 감싸며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하고아침을 만나게 해 준다그렇게 하루의 시작을 열어가는희로애락을 향해팔월의 첫날 씩씩한 행진이 시작된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두 번째 기념행사인 거리극 축제가 시작된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뮤지컬 기념공연 ‘우리 벗아’에 이어 두 번째 행사로 거리극 ‘마흔 번째 밤, 스물두 번째 편지’(총연출 유환민 신부, 극본 정영훈·조한건·서희정)가 10월 17일부터 31일까지 인형극, 연극, 콘서트 형식으로 공연된다. 총연출을 맡은 유환민 신부는 “이번 거리극 행사를 통해 탄생 200주년을 맞는 조선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의 꿈과 희망, 열정을 다시 조명하며 신념, 도전, 사랑으로 채운 그의 불꽃 같은 삶을 따라 걷는
관중이 없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연민을 느끼지만 나름 뜨겁다."야구(野球)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전광판에 표시가 될 때까지 ‘승패(勝敗)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그 새삼스러운 것 없는 진리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변종(變種)을 잉태하면서까지 물러설 줄 모르는 끈질긴 코로나-19 때문이다.우리는 지금 자연을 함부로 대했던 타락한 인간의 무지(無知)로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공격에 쩔쩔매고 있다. 그저 물러서기를 바랄 뿐, 창의적인 퇴치 방법이 없다.눈물겹게 방역수칙을 호소하는
우리는 구 소련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반공교육을 받았고 공산권에 대한 정보 접근 자체가 국가 보안법으로 다뤄지던 시대에 살았기 때문이다. ‘철의 장막’으로 불리던 소련의 정보 차단 정책에 의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절대권력의 독재자가 갑자기 쓰러지고 나면 그후 혼란이 온다. 우리도 고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에 시해 당했을 때 한동안 겉으로는 고요함을 거쳐 물밑 권력 다툼으로 일어난 것이 12. 12사태였다. 그후 전두환정권이 들어섰다. 구 소련은 스탈린 사망 후 더 복잡한 권력 다툼 끝에 흐루쇼프가
세상은 때로 안개에 싸여커다란 장막을 만든다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경계를 알기 어렵다저 깊은 안개의 바다에는무수한 봉우리와 골짜기가풍광이 숨어 있으리우리 인생이 운명의 안개에 싸여그 많은 기쁨과 슬픔을 품고 있는 것처럼문득 얼굴을 보이다가 다시 안개 속으로 물러서는저 봉우리와 같이행복도 자랑도 다가오듯 다가올 듯 속삭이다가저만큼 돌아서 지나간다물러서며 지나간다
휴가의 목적지가 카리브해의 바다란 것 밖에 몰랐다. 내가 알고 있는 카리브해는 출렁거리는 물결, 맑고 풍부한 물 그리고 흰밀가루처럼 하얗고섬세한 모래사장이 있는 멋진 곳이다. 풍성한 물의 세상에서는 넘치는 부로 금빛 호들갑 떨기 좋아하는 부호들의 요트들이 요란을 떨 것이고 부가 떳떳하지 못하여 그 맑은 물에 돈세탁하는 곳이려니 했다.도착한 섬은 이름도 금시초문이거니와 그 작은 섬이 국가라니. 어리둥절했다.쿠라샤오는 네델란다 영이다. 네델란드는 쿠라샤오 외에 카리브해 연안의 아루바와 성 마르틴섬을 연방국으로 두고 있다. 쿠라샤오는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