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위한 토요편지 제949호

어떤 일에 있어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항상 후회가 따른다. “모든 일이 마무리 된 후에야 그 첫 걸음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과지(過知)’라는 한자어로 표현된다. 하수(下手)들이 취하는 행동학의 결과물인 過知는 항상 뒤늦게 오며, 언제나 smw다. 그러나 강호의 고수(高手)들은 듣고 보는 순간 조짐과 기회를 포착한다. 청지(聽知)하거나 견지(見知)하는 그들은 기미(幾微)를 눈치 챌 뿐만 아니라 즉시 행동으로 옮긴다. 이것이 바로 '견기이작(見機而作)'의 발현(發顯)이다.

​‘見幾而作’의 출처는 주역의 계사 하편이다. "군자 견기이작, 불사종일(君子 見幾而作, 不俟終日)" 君子는 그 기미를 보고 일을 도모(圖謀)하며 하루종일 기다리지 않는다. 풀어 말한다면 '기회를 보고 일을 만들거나 세우지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성장의 자양분, 도전정신의 부재(不在)를 질타(叱打)하며 우왕좌왕(右往左往)이나 우유부단(優柔不斷)을 경계(警戒)하라는 교훈이다.

​2022년11월20일 챗GPT 출현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불타오르고 있는 AI 열풍(熱風)은 결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세상에 많은 바람(유행)이 닥쳐오고 지나가지만 이번에는 그 결이 다르며, 이를 무시하거나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것은 인생의 패배자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공포(恐怖)가 코로나 19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거나 관심 밖이라면 인생의 낙오를 의미한다. 탁월한 인문적 소양으로 글을 잘 쓰는 뇌과학자 KAIST 김대식 교수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수 없겠지만 AI와 동거하며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지배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리고 김 교수는 CEO의 역량은 질문으로 판가름 난다면서 질문 능력을 쌓고 키울 것을 주문(注文)했다.

​세계적인 리더십 교육기관 CCL에서 119명의 성공한 글로벌 기업 사장을 대상으로 ‘성공하는 리더의 필수 덕목’을 설문한 결과, ‘질문하는 능력’을 1위로 꼽았다. 리더의 경쟁력은 직과 업의 본질을 꿰뚫는 좋은 질문으로 완성된다. 리더는 질문하는 사람이다. "과학은 정리된 지식, 지혜는 정리된 경험"이라는 임마누엘 칸트의 말을 상기시키며 챗GPT와 대화를 담박에 시도(試圖)했다.

- 필자(筆者)의 질문 “챗GPT와 대화하려면 질문이 관건이라고 하는데 좋은 질문의 핵심 키워드나 요령을 부탁해요.”

​- ChatGPT의 답 “효과적인 질문에는 개방형, 구체적 주제, 간결하고 명확한 표현, 반응과 질문의 조합, 다양한 유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筆者의 인사 “감사합니다.”

​- ChatGPT의 답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더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함께 도와드릴게요!”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고 느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AI의 발전과 협력은 미래를 밝힐 것이다. 그 명암(明暗)의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그 누구도 오는 봄을 막거나 가는 봄을 잡을 수 없다. 꽃이 피는 봄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TS 엘리엇의 황무지에 꽃을 피우려고 바람처럼 왔다 가는 봄은 아무런 죄(罪)가 없다.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불확실한 AI의 봄을 어찌 할 것인가? 거부할 수 없는 AI와 협업(協業)하고 공존하며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준비가 시급(時急)하다.

-시니어타임스 발행인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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