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감으로 함께 한 장애 청소년 음악치료 수업

장애 청소년들 대상 음악치료 수업을 했다. 너무 한참 만이라 자신이 없어서  잠시 망설였었다. 음악치료사 초창기에는 자폐, 지적장애, 신체 장애 아동들, 청소년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젊은 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어떤 상황일지 몰라서 다양하게 준비했다. 오랜만에 악기 상자에서 작은 악기들을 챙겨 갔고 쇼츠 동영상 몇개, 재밌는 사진과 그림도 여러장, 예전에 만든 프로그램과 게임도 준비했고, 기타 치면서 노래도 부르고, 숫자놀이도 하고, 

예전에는 ppt 없이 수업했다. 그동안 세상이 변해서 어떻게 할 지 고민도 했다. 장애가 있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많은 아이들이 sns를 활용하며 변화에 적응하고 있었다. 녀석들이 얼마나 순수한지 모른다.

박수를 듬뿍 쳐주고, 웃어주고, 쓰다듬고, 외쳐주고, 바라봐주고, 기다려주고,  또박또박 천천히 말하고, 평소 하는 강의 때보다 더 많은 몸짓과 표정으로 톤도 높여야 했다.

간혹 하고 싶은 말이 절제가 안되는  아이도  있지만 내가 검지 손가락을 입에 대고 가만히 있으니까 그대로 흉내내면서 조용해진다. 지긋이 바라보며 웃으니까 따라서 웃는다. 마징가제트 영상을 틀어주었더니 신나게 움직이면서 노래했다. 나도 두팔 뻗고 처음으로 로봇 흉내를 내보았다. 

마치면서 나의 자작곡 영상 유튜브(구름아 내친구 해주렴)를 보여주니까 너무들 좋아했다.

"선생님, TV에 나왔다!”

“선생님, 노래 좋다. 내일 또 올거지, 와야되!”

“선생님, 유명한 사람이지!”

“오늘 재미 있다.  웃는 모습 예쁘다. 좋다!”

“사진 같이 찍고 싶다!”

"와, 선물이다!"

​한참 만이라서 부족함이 많았음에도 경청과 호응을 잘해주니 고맙기만 하다. 그래서 가지고 간 악기 중에 에그쉐이커 12개 전부를 선물로 주었다. 이 소리 들으면 마음씨가 착해진다고 했더니 계속 흔들면서 좋아한다. "나 착한 사람 된다." 하면서.

애쓰시는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많은 생각이 스쳐가며 예전에 함께 했던 아이들과, 엄마들의 애절한 눈빛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났다.

담당 실장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거리도 멀고 힘든 수업인데 감사하다면서,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달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와줄수 있냐고... 아이들이 기다린다면서...작은 달란트지만 쓰임에 감사하며~~~

준비해 간 음악치료 악기
준비해 간 음악치료 악기
 함께 수업하는 모습,
 함께 수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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