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해를 넘기고도

아직 나

궁금한 것이 많아서

 

하늘의 뜻을

하늘에 맡기지 못하고

땅의 일을

땅에 내려놓지 못하는 

어리석음이여

 

여든 해를 넘기고도

아직 나

뜨거움 다 식지 않아서

 

떨리는 살

잠재우지 못하고

울렁이는 피

다스리지 못하는 

부끄러움이여

 

저 멀리 겨울산

뼈로 서거라

이제는 곧은 뼈로 서거라

아아한 돌기둥 내보이는데

 

어쩔거나

오늘도 나는

폭삭 흙으로 무너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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