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춘初春/정현숙

가상하여라

꼼질꼼질 깨어나다니

사부작사부작 일어나다니

매서운 추위에도

꿋꿋이 살아남은

강인한 생명력이 놀랍다

이 땅에 태어나

낡지 않는 것 없고

늙지 않는 것 없다는데

도리없는 순리를 역행하듯

해마다 새로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

세상이 들썩이기 시작하네

덩달아 나도 들뜨려하네

걸어두었던 빗장을 풀어야겠네

눈 비비며 하품하는 봄

멀리서 쪼작쪼작 걸어오는 봄

마중 나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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