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오늘이 발렌타인 데이라며 남편이 초코렛을 준다. 리본이 찌그러지지 않게 가방에 몰래 숨겨놓느라고 힘들었다며 생색을 낸다. 화이트 데이는 상술이라고 매도하며 남편에게 평생 초코렛 선물도 안하면서 받으면 좋아하는 마누라라고 뻔뻔한 발렌타인 데이란다.

나는 남편과 모든 부분에서 다른데 급한 성격의 나와는 다른 차분함에 결혼을 결심했던 것 같다. 어제 모임에서 클럽 회원 중 MBTI전문가가 계셔서 성격유형 검사를 받고 집에 와서 자랑을 했더니 자기는 일년 전 이미 했다며 ISTJ라고 한다. 한결같은 태도와 꼼꼼함이 빛나는 완벽주의이다. 나는 ESFP로 친절한 낙천가이며 쾌활한 웃음의 눈. 결론은 소심한 쪼잔남과 긍정을 빙자한 철딱서니녀와의 결합이었네.

작은 리본하나 붙여놓은 초코렛이지만 작게라도 모든 기념일 꼼꼼히 챙기는 쪼잔남과의 결혼 생활이 나쁘지 않다라고 느끼는 마음이 드니 나도 많이 늙었고 후해진 듯 하다. 작은 선물의 감상치고는 과한 감이 있지만 치열한 젊은 시절을 살아내고 찾아온 이런 소소한 일상이 나는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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