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春/정현숙

다시 시작이다

시작은 늘 새롭다

​기세등등하던 동장군도

부지런한 시간을

더 이상 당해낼 재간이 없어

꼬리 내릴 준비를 하고

아롱아롱 피어나는 아지랑이

보이는 듯 보이는 듯

생강나무 꽃망울 터지는 소리

들리는 듯 들리는 듯

한결 다정해진 햇빛은

간질간질 설렘을 부추기는데

쌩하니 스쳐가는 바람에

아직은 코끝이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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