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정현숙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자꾸 신경 쓰이는 날

창밖에선 풀풀

흰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나에게 가장 빛나던 시절은

언제였던가

아니, 있기나 했었던가

추억은 늘 달콤 씁쓸하다

시간은 앞만 보며 내달리는데

나 혼자 뒷걸음질 치는 건지

반환점 없는 인생이

사무치게 안타깝고 슬프다

절망의 늪에서도

희망의 새싹이 움트고

황량한 세상살이에서도

황홀한 사랑이 피어나듯

나이답게 살다보면

아름다운 생을 찬미할

그런 날 또 다시 오려나

영화 같은 기적은 일어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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