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또 내일/정현숙
오늘 하루가
잰걸음으로 가버렸다
추위에 갇혀 함께 못한 채
무상무념 떠나 보내 미안하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듬성듬성 성기게 시침질하듯
지내는 사람도 있을 테고
드문드문 적당히 홈질하듯
지내는 사람도 있을 테고
한땀한땀 촘촘히 박음질하듯
지내는 사람도 있으리라
지상에서 단 하루를 살기 위해
1,000일을 물속에서 준비하고
25번이나 허물벗기를 한다는
하루살이를 생각하니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가
멀거니 보낸 오늘 하루가
마냥 아깝고 부끄럽다
그래도 별 탈 없었던
오늘 하루에 기꺼이 감사하며
나에게 주어질 또 다른 하루들이
무심한 듯 변함없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정현숙 기자
poem08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