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서울이 전국의 명품 집산지인 것을 깜빡하고 인터넷으로 사과를 주문했다가 반품취소하고 뿌리 다시마를 주문했다가 반품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여러 곳의 상품이 객관적으로 비교되니 질좋은 상품만 취급할 것이라는 내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 인터넷 상거래였다. 

'경북 경산의 산사과'라는 브랜드가 사과 때깔이 곱고 맛있어보였다. 햇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듯한 고운 빛깔이 내마음을 사로잡았다. 가격도 가성비가 높아보였다. 해서 주문해서 받아보니 

"아니 이럴수가!"

때깔이 푸르딩딩했고 그중 하나를 먹어보니 단맛은 고사하고 떫은 맛이 났다. 살다살다 떫은 맛이 나는 사과는 처음이었다. 이건 나무에서 제대로 익은 게 아니라 낙과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농부의 양심을 패대기친 상거래에 화가 났다.

다행히 g마켓에서는 이의 제기를 하는 소비자의 불만을 수용해서 바로 반품처리해줬다.

다음에는 뿌리 다시마를 인터넷 상거래로 구입했다. 가격이 싸지 않아도 물품에 기대를 걸고 주문했는데 다시마에 이것저것 붙어서 이만저만 지저분한게 아니었다. 한마디로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제품이었다. 다시 주문취소할수밖에 없었고 화가 났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서울이 모든 좋은 물건의 집산지라는 것을.

그동안에는 을지로4가에 있는 건어물 도매시장인 중부시장에서 구입했었다. 어느순간 오프라인 시장에 가는게 귀찮아서 상거래를 온라인으로 옮겼다.  그러다가 상품의 질이 형편없어서 온라인 상거래를 포기했다. 온라인으로 구입할 것은 세제와 화장지 정도이다. 상인들이 각성할 것이 소비자들이 실망해서 자꾸 떠나면 결국 그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2024년 1월 12일 오랜만에 중부시장 단골집인 '완도 수산'에서 뿌리 다시마, 울릉도 오징어, 국물용 멸치를 사왔다.

다시 서울특별시민으로의 특권을 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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