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정현숙

붙잡을 수 없는 시간

그 시간이 남긴 흔적은

정물화처럼 제자리에 있는데

나이의 무게가 더해지는 만큼

삶의 무게 또한 만만치 않으나

빛나는 태양을 향하여

푸르른 하늘을 향하여

묵묵히 한곳을 바라보며

묵묵히 한곳을 지키며

서 있는 나무처럼

살랑살랑 흔들릴 때도 있고

흔들흔들 흔들릴 때도 있고

휘청휘청 흔들릴 때도 있지만

쓰러지지 않으려

버티고 있는 나무처럼

사는 일이 험난하고

세상이 각박해도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니

다들 그렇게 그렇게 살아낸다니

버겁더라도 힘을 내야지,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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