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초 동안 27만명 실종

대지진 Aftershock, 2010 제작

중국 | 드라마 | 2010. 개봉 | 전체관람가 | 128분

감독

펑 샤오강

출연

서범, 장국강, 장징추, 왕자문

1976년 7월 28일 새벽 3시 42분,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에 일어난 ‘당산 대지진’은 진도 7.8의 강도로 단 23초 만에 시민의 절반인 27만의 사상자를 기록한 20세기 가장 치명적인 지진이다. 대지진은 당산에 있는 주택의 93%, 산업 건물들의 78%가 무너졌을 뿐 아니라 다리, 전기 시설 망을 모두 두절시켰으며, 전화, 전신 시스템을 쓸모 없게 만들면서 당산의 도시적 구조를 붕괴시켰다.

소박한 일상이지만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일곱살 쌍둥이 ‘팡떵’과 ‘팡다’의 가족. 행복했던 그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예고되지 않았던 시련이 닥친다. 바로 지옥 같은 대지진이다. 아이 하나 더 낳자는 아내의 제안에 트럭 뒤에서 아이 만들기 작업을 하는 중 대지진이 일어나 황급히 집으로 가다가 남자는 죽는다.

폐허가 된 도시, 수많은 생명이 죽음을 맞이한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쌍둥이 남매는 극적으로 살아남지만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 묻히게 된다. 쌍둥이의 생존사실을 알고 구조대와 함께 아이들을 구하러 온 어머니는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쌍둥이 중 한 명만을 구해야 하는 운명의 선택 앞에 놓이게 된다. 무너진 돌 기둥을 한쪽을 들게 되면 반대편은 눌려서 죽게 되기 때문이다. 가혹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어머니는 처음에는 둘 다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만, 구조대가 다른데가 더 급하다며 떠나려 한다. 결국 아들인 ‘팡다’의 목숨을 선택하게 되고, 딸 ‘팡떵’은 이 말에 체념하며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채로 잔해 속에 남겨진다.

쑥대밭이 된 당산에서 떠나자는 시부모의 제안에도 쌍둥이 엄마는 남편과 딸이 죽은 동네라며 당산을 지키겠다고 한다. 실제로 죽은 두 사람의 사진을 놓고 매일 추념한다.

며칠 후, 죽은 줄만 알았던 ‘팡떵’은 군대가 출동하여 지진사망자 보관소에 버려지지만, 죽은 아버지 곁에서 내리는 비에 반응하며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된다.

폐허가 된 지진의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소녀는 군대 구조대로 왔던 부부에게 입양되어 항조우로 가서 살게 된다. 나이가 들자 의대에 진학하겠다며 집을 떠났는데 기숙사에서 남자를 알게 되어 임신하고 학교도 그만 둔다. 남자는 낙태하라고 하지만, 사람의 생명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이며 잠적한다. 그리고 딸을 낳는다. 30년 후 쓰촨성 대지진을 보고 자원 봉사자로 간다. 거기서 건물 잔해에 깔린 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다리를 자르는 한 어머니의 모성애를 보고 자신의 30년 전 일을 떠 올린다.

한편, 팡다는 지진 잔해 속에서 구출 되었지만, 한 쪽 팔을 못 쓴다. 나이가 들자 항조우로 나가 택시 운전을 하며 살다가 배우자를 만난다.

이렇게 살아 남은 두 사람은 당산을 떠날 수 없다는 어머니의 고집 덕분에 결국 다시 기적적으로 상봉한다. 팡떵도 입양되어 자랄 때 당산에 가면 남은 식구들을 찾을 수 있다는 추측은 했으나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다. 결국 만나서 용서하고 원망의 심정을 다 푼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 기술진도 참여했고 중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수작이다. 실제로 일어났던 당산 대지진과 쓰촨성 대지진의 충격도 실감했고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데 더 공감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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