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욱 교수의 질문

104세 김형석 교수님과 함께 /사진 강신영
104세 김형석 교수님과 함께 /사진 강신영

 

 

부모가 돌아가시면 왜 슬플까?

100세를 넘긴 김형석 교수의 친구이면서 우리 시대에 좋은 글을 많이 남겼던 안병욱 철학교수가 서울대 교양학부 첫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한 질문이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왜 슬플까?” 하고 질문을 던진 것이다. 학생들 중 곧바로 대답을 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부모가 돌아가셨다면 당연히 슬픈 것 아닌가라는 생각 외에는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안 병욱 교수는 ‘당연히’ 라는 생각보다는 구체적으로 그 이유를 생각해 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를 낳아준 가까운 친척이 돌아가셨고 더 이상 볼 수 없으니 슬프다?’, ‘일단 사람이 죽었으니 슬프다?’, ‘죽음이라는 자체가 슬픈 일이다’ 정도로 답이 나왔다는 것이다.

안 교수가 얘기해준 답은 '세상에서 가장 나를 아껴준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이라고 했다.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언제나 내편이었고 언제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학교에서 돌아 오면 부둥켜 안고 반겨줬으며 좋은 음식이 있으면 당신은 못 먹었으면서도 자식을 위해 내 놓던 사람이다. 생선 요리는 가운데 토막은 늘 양보하고 어두일미라며 먹을 것도 별로 없는 머리만 드시던 어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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