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에게 강추 하는 운동이다

당구를 한 지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다. 이 정도 기간이면 4200을 넘어 최소 250은 돼야 한다. 3구로 치면 4구의 절반이니 10개나 13개 정도는 나와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 이상은 올라가지 않고 헤맨다. 어떤 때는 3구 당구에서 5개도 못 칠 때가 있다. 연습한 초구 확률이 반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포츠에 재주가 없나 싶기도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학교 때 운동도 잘했고 공도 잘 찼다. 그런데 좁은 테이블 공 몇 개 맞추고 노는 거라 쉽게 보고 입문했다 쩔쩔매고 있다.

 

삼성 고 이건희 회장님이 자식과 골프는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하셨다는 데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님이 당구는 안 쳐 보셨나보다. 당구도 골프 못지않게 안 맞는다. 골프가 죽은 공을 살리는 거라 쉽지 않다고 한다. 골프는 공 하나지만, 당구는 죽은 공 네 개를 살려야 한다. 당구는 공에 맞는 두께나 회전량에 따라 제각각 가는 방향이 다르다. 치는 사람의 힘과 스피드에 따라 또 달라진다.

 

친구들과 당구대회가 있어 전날 비장의 무기를 몇 개 배워 벼르고 갔다.

이제 너희들은 다 죽었다.”

펄펄 나를 거라 기대하고 갔건만 그 무기는 한 번도 써보지 못했다. 공은 그렇게 와 서질 않아서다. 결국 평소 리듬만 깨져 더 헤매고 말았다. 묘하게도 잘 맞는 날이 있는가 하면 안 맞는 날이 있다. 앞사람 잘 못 만나면 칠 공이 없어 허탕 치기 일쑤다.

 

당구의 수가 무한대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러니 프로선수들도 때로는 퍼펙트 큐를 칠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초라한 성적을 보일 때도 있다. 어느 정도까지는 올라가지만, 그 이상은 철저한 수치 계산으로 정확히 보내야 한다. 그래야 한 단계 업 되고 실력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닌가 보다. 가끔 다른 사람도 치는 거 보면 한탄 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

나 같은 건 죽어야 돼!”하는 소리도 들린다. 오죽 안 맞으며 저럴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당구가 쉬우면 아무나 선수 하게요. 오랜 구력이 말해주는 겁니다

선배들이 실망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 준다.

 

그래도 당구가 시니어에게 딱 좋은 취미라 멈출 수는 없다.

첫째 치매 예방에 좋다. 머리를 써야 한다.

둘째 걷고 서서해야 안다. 과하지 않은 운동이다.

셋째 비싸지도 않다. 골프 한번 나가 라운딩 하는 값이면 당구 한 달을 친다.

넷째 접근성이 좋다. 골프처럼 차를 타고 멀리 가 하루 종일 보내지 않아도 된다.

다섯째 장비는 당구장에 다 있어 몸만 가면 된다. 커피 음료도 공짜다.

여섯째 누구하고나 어울릴 수 있고 심지어 혼자서도 게임을 할 수 있어 심심하지 않다.

 

선수 나갈 것도 아니고 안 맞아도 스트레스받지 말고 즐겁게 하자. 그래도 당구에 몰입하고 있으면 잡념도 사라지고 정신도 맑아진다. ‘늦게 배운 00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시니어들에게 강추하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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