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사시장 탐방기

겨울철에는 역시 대방어 회가 먹을만 하다/사진 강신영
겨울철에는 역시 대방어 회가 먹을만 하다/사진 강신영

겨울에는 역시 대방어

대방어 번개 모임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에 갔다. 우리 나이에 수족관에서 생선을 골라 음식점에 연결해주면 가서 상차림비를 내고 먹는 방식은 번거롭다. 수족관에서 기껏 골라 봐야 다른 생선을 내 놓거나 일부 부위를 빼돌린다는 소문도 있다. 흥정 자체가 귀찮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아예 한상 차려주는 음식점으로 갔다.

점심인데도 나이든 손님들로 북적였다. 5명이 16만원짜리 대방어 회를 주문하고 술을 곁들이고 커피로 2차까지 하니 일인당 42,000원이 나왔다. 대방어만 주문하려 했으나 너무 느끼해서 못 먹는다며 광어를 섞으라고 했다. 생선회 한 접시에 해산물 세트 한 접시까지 푸짐했다.

연이은 송년 모임에 돼지고기만 먹다가 오랜만에 생선회를 먹으니 입맛이 제대로 돌았다. 이런 자리는 혼자는 못 가고 식성과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가야 하니 흔치 않은 자리다. 일년에 한번이라도 대방어 철에는 놓치지 말고 이렇게 즐길 일이다. 동네 횟집은 후꾸시마 오염수 이후 다 문 닫았다. 이젠 가락시장에나 가야 생선회 구경이라도 할 수 있다.

대방어 머리 구이에 새우 튀김, 매운탕까지 과식한 터라 저녁식사까지 해결된 셈이었다. 배불러서 다 못 먹은 초밥 몇 덩이를 포장해서 가져 왔으니 다음날 아침 식사로 충분하다. 한번에 세 끼가 해결된 셈이다.

더 못 먹겠다고 배두드리고 나니 4시쯤이라 젊은 손님들이 본격적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수산시장은 노량진 역 7번 출구에서 들어가야 하는데 진입로가 지저분한 게 흠이다. 철길 밑으로 터널을 통해야 하지만, 미관을 위하여 도시 정비를 좀 해야할 일이다. 관악구 국회의원이나 구청장은 도시 재정비 예산이라도 우선 배정받아야 동네 분위기가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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