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위한 토요편지 제932호

저만치 멀어져가는 가을의 끝에서 2023년을 돌아보며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청룡(靑龍)의 해, 2024년을 마중한다는 건 근사한 시간여행이다. 시간여행의 좌표는 미래다. 무사안일(無事安逸)의 답답한 삶을 변화시키고 더 나은 내일을 희망하는 실천적 지혜, 즉 '여행(旅行)'이라는 체험적 방식의 선택은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며, 인생을 아름답게 하는 순간들을 선사한다. 그리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회전여행의 안주(安住)가 아니라 새로운 곳으로의 적극적인 진군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힐링(healing)을 위한 단순한 사치(奢侈)가 아니라 삶에 열정을 불사르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다. 첨언한다면 새로운 시작의 전환점을 찾고 발견하여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의식(儀式)이 곧 여행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은 자신의 견해, 진실, 태도와 가치관 등을 잃거나 놓아버리는 단계의 중간지대 방황이므로 잠시 상실감으로 인해 저항이 있을 수 있으며 조금은 위태롭고, 조금은 외롭고,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곳에서는 나 자신만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그 시간의 중간지대에 머무는 갈등은 어제보다 더 새롭게 변하는 아주 창조적인 시간이다.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며 새로운 감각을 갖게 되고, 새로운 감정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竟) 인생의 변곡점이 되는 결정적 기회가 된다. 중국을 방문했던 ‘미셀 오바마‘도 북경대학교 연설에서 “독만권서불여행천리로(讀萬卷書不如旅行千里路), 즉 책을 만권 읽는 것은 천리를 여행한 것만 못하다.”라고 말했다. 讀書를 하는데도 ’3분의 2법칙‘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3분의 1의 시간만 책을 읽는 데 투자하고 3분의 2는 직접 ’행동‘으로 경험할 수 있는 여행에 몸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교실과 책에서 벗어나 미지(未知)의 세계에서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을 떠나야 한다. 여행을 통해 실전에서 부딪혀야만 더 빨리 배울 수 있다. 우리의 뇌(腦)는 몸으로 행동하고 체험하면서 진화(進化)된 것이지, 단지 듣고(聞) 읽으면서 습득한 것으로 진화하지는 않았다.

​만약 인생에 중요한 것을 배우고 싶다면 오직 30%만 그것을 읽는데 투자하고 나머지 70%는 스스로 경험하고 체험하는 데 투자하라. 백문이불여일견(百聞以不如一見)이라는 말보다 ’백견이불여일행(百見以不如一行)‘이라는 말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여행을 통해 자신에 대해 재발견한 독일의 문호 '괴테'는 여행의 위대함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로마 땅을 밟은 그날이야말로 나의 제2 탄생일이자 내 삶이 진정으로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다가 여행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삶을 바꿔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래의 희망을 위해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여행이 곧 삶이라면 인생의 나이에 맞는 맞춤형 여행을 해야 한다. 사랑을 베풀기 위한, 뇌를 개발하기 위한, 자아 발견을 위한, 나에게 선물을 주기 위한, 자아실현을 위한, 짐을 내려놓는 이별여행 등등 떠났다가 돌아오는 것은 동일할지라도 나이에 따라 목적에 따라 달라야 한다. 결국 어떠한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서 단 한 번뿐인 인생의 재미와 의미가 달라진다. 실없는 농담이기는 하지만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일부 편협(偏狹)된 생각은 패배의식의 발로이며 재앙적(災殃的) 사고다. 인간에게 가장 행복감을 주는 행동이나 비법에 대해 심리학자들에게 질문하면 떠남의 기쁨, 즉 여행이 압도적이다. ‘행복’과 ‘여행’이라는 두 단어 사이에 사랑과 인생이라는 생명력이 숨겨져 있다. 경험으로 해독(解讀)하는 가슴 벅찬 비밀이다. 행복에 이르는 최고의 활동, 여행을 할 수 없다면 인생은 초라해진다.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路)이 익숙한 이곳에서 벗어남이며 낯선 저곳으로의 떠남이다. 떠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한다면, 미래는 오지 않는다. 뜨겁게 떠나고 쿨하게 돌아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곳에서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살다가 죽게 될 것이다.

​“우주의 모든 이치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직 한 사람, 바로 당신을 향해 있다” 시인 월트 휘트먼의 가슴 뛰는 이 말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고야 마는 내일은 문밖에 있다‘는 값진 생각을 견인(牽引)한다. 낙엽의 흔적을 찾아 문밖을 나서는 것부터 여행이 시작된다.

-시니어타임스 발행인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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