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평가상 수상작

 

 

다음 소희 Next Sohee, 2022 제작

한국 | 드라마 | 2023.02. 개봉 | 15세이상 관람가 | 138분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시은, 정회린, 강현오

2017년 1월,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의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이 3개월 만에 저수지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콜센터의 극심한 감정노동 실태와 열악한 업무환경이 드러났고,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나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저수지에서 익사체로 발견 된 것이다.

그렇게 비극적인 결과가 나왔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우리 사회 현실이 그렇다. 실적에 급급해서 경쟁하고 떠밀고 사회가 너무 메말라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우리는 제주도의 생수 공장에서, 여수의 요트 업체에서, 그 밖의 수많은 일터에서 젊은 나이에 간 또 다른 어린 이름들을 만나야 했다. 역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소희 다음으로 이런 희생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현실이다.

이 영화는 소희의 자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경찰서 내에서도 하찮은 소녀의 죽음에 유진이 너무 깊이 파고든다며 힐책을 받는다.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대충 넘기라는 지시다.

유진이 조사해보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학생 ‘소희’가 겪은 일은 소희 다음에 누구라도 같은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졸업을 앞두고 일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것들은 현장실습생에게조차 실적에 대한 압박을 가하며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는 부조리한 현실이다. 지원금과 관계 있어서 취업 실적에만 몰두하는 학교가 그렇고 심지어 감독 기관인 교육청 장학사도 마찬가지였다.

휴대폰에 남긴 소희의 마지막 영상은 걸그룹 춤을 독무로 따라 하는 소희의 천진무구한 모습이다. 유진은 영상을 보며 씁쓸하게 미소짓는 장면이 엔딩이다.

스토리는 결말도 없이 간단하나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건처럼 사람이 죽었는데 경찰 조사는 가해자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교권 확립을 놓고 교사들은 거리로 나서고 있다. 취업 졸업생들도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소희 사건은 다음 소희 사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비정함을 고발하는 영화로 올해의 비평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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