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위한 토요편지 제931호

“위기란,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않은 상황이다.” -안토니오 그람시(이탈리아 철학자)

​고백하건데 잠시 생각만 해도 현기증이 나고 멀미 하는 것처럼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그동안 거리두기를 했지만, 개인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갈수록 급변(急變)하는 세상 변화의 핵심 코드, '인공지능(AI)'이나 '챗GPT'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야 했다.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정신 AI나 챗GPT에 앞에서 먼저 두려움이 앞설 정도로 탁월하게 어중간했던 필자(筆者)는 죽어가는 것들만 붙잡고 희희락락(嬉嬉樂樂)거렸던 그렇게 작은 존재였다. 그렇지만 그대로이고 싶지는 않았다. 부적응(不適應)이나 외면(外面)했던 이유를 꼰대스러운 스스로에게 설명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이어지더니 전혀 새로운 세상에 순간이동한 것처럼 AI, 메타버스 세상에 대한 비밀의 문(門)이 하나씩 열리는 것 같았다.

​먼저 2025년부터 초, 중등 코딩교육 의무화가 예정되어 있는 '코딩'에 대하여 공부하기로 작정하고 자료(資料)를 검색하다가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김정호 교수의 'AI 시대의 전략'이라는 칼럼을 접하고 이제라도 늦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安堵感)으로 한 발씩 접근해 가려는 다짐을 하면서, 골치 아프면 무조건 피하는 꼰대처럼 거리두기를 했던 무모함을 후회하면서 우선 공유(共有)하고 싶은 AI같은 칼럼을 소개한다.

인간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인공지능을 사용하려면 ‘코딩’을 하고 입력을 해야 한다. ‘코딩’은 인간의 생각을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다. 컴퓨터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위해서 인간이 직접 코딩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가 인간의 도움 없이 직접 스스로 코딩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의사를 무시하고 인공지능 자신의 의지(意志)로 범인을 지목하고 체포하거나, 구금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깃허브(GitHub)’는 2008년에 시작된 소프트웨어 코딩 共有(sharing)를 위한 공개 웹사이트이다. 여기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코딩 작업의 결과물인 ‘코드’를 저장하고 다른 개발자들과 공유한다. 다른 개발자들의 코드를 학습하고 서로 검증도 할 수 있다. 여기에는 2022년에만 총2 억개의 새로운 소프트웨어 코드가 공개되었다. 현재 9400만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성지(聖地)가 되었다. 바로 여기에서 인공지능 챗GPT가 코딩을 배우고 있다. 생성 인공지능이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이용해 글쓰기를 배우듯이, ‘깃허브’에 올려진 코드들을 이용해서 코딩을 배운다. ‘깃허브’가 인공지능의 독립(獨立)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깃허브’는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잠재적 범인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범인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인간의 홍채(虹彩)를 카메라로 검사한다. 虹彩는 안구(眼球)의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있는, 고리 모양의 얇은 막으로 인간마다 고유의 생체 정보를 갖는다. 그런데 최근 챗GPT를 만든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Sam Altman)이 홍채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월드코인(WLD)'이라는 가상 자산을 제공하는 새로운 디지털 화폐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세계 각국에 ‘오브(Orb)’라는 홍채 촬영기계를 설치해 주고 200만명 이상의 홍채를 스캔한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는 미래 범죄 전담 경찰에 의한 체포를 피하기 위해 본인의 홍채를 인공 홍채로 갈아 끼우는 장면이 나온다.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제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는 자율범위를 어디까지 할지, 그리고 어디까지 통제가 가능한지도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에 왔다. 특히 인공지능이 스스로 소프트웨어 코딩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으로부터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인간의 입장에서 이로움과 위험성의 양면성(兩面性)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애(人間愛)를 갖고 선의(善意)를 바탕으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범죄 없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무슨 말을 첨삭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정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더욱 더 인간다움이라야 거대한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함께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하나 둘 떨어지는 나뭇잎에서 겨울을 보듯이 ....

​칼럼을 마무리하며 진지한 첨삭(添削)을 통해 추가(追加)한 명쾌한 결론, “더욱 더 ‘인간다움’이라야 거대한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함께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인간다움’에 밑줄을 그으며 筆者 안에 있는 꼰대에게 낡음이나 늙음의 문제점을 찾지 말고 낯설고 새로운 것, 그 지점에서 어쩌지 못하고 노예처럼 압도당하고 있는 쇠퇴(衰退) 위기의 상황 그 해결책을 찾으라는 ‘헨리 포드’의 천금 같은 어록(語錄)을 꼬오옥 안겨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이상의 것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 거울 앞에서 몇 번을 되새김하면서 흩어진 마음의 중심을 잡고 거울 속에 비치는 筆者의 虹彩를 바라보며 한마디 던졌다. “이보게, 망설이지 말고 해보시게(Just Do It)” 오랜만에 해보는 다짐이라서 낯설기는 해도 갑자기 청년처럼 힘이 솟고 을씨년스러운 날씨조차 훈훈하다. 새로운 것과 마주하려면 늙고 낡음의 고리타분한 생각들을 퇴치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시니어타임스 발행인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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