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국화/정현숙

밤새 내린 찬 이슬에도

매무새 흐트러짐 없이

깊고 진한 향기로

다가오는 꽃

스산한

조락의 계절에 피어나

따스하게 반기며

밝은 위안을 주는 꽃

드러나는 화려함 보다

고결한 기품 덕에

사군자 한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한 꽃

성숙을 위해

때론 시련도 필요하다며

눈가를 촉촉이 적시는

사랑스런 여인을 닮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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