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카즈베기 룸스호텔(Rooms Hotel)

설산이 보이는 룸스호텔 카페에 앉아 노후 삶을 즐기는 영화의 장면이 부러웠다/사진 강신영
설산이 보이는 룸스호텔 카페에 앉아 노후 삶을 즐기는 영화의 장면이 부러웠다/사진 강신영

 

내가 꿈꾸던 인생 마지막 힐링요양소

조지아 카즈베기 여행 때 룸스호텔(Rooms Hotel)에 갔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아니었으나 경관이 좋아 우리나라 방송 기자단이 오면 당연히 묵었던 호텔이며 자주 소개 된 곳이라고 했다.

가 보자 마자 늘 내 마음 속에 들어 있었던 바로 그 곳이었다. 영화 ‘유스(Youth)에서 본 바로 그런 곳이다.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되면 확인해 볼 참이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이 만들고 마이클 케인이 은퇴한 세계적인 지휘자 프레드 밸린저 역으로 나온다. 딸 그리고 친구 믹과 함께 유럽의 산속 고급 호텔에서 노년을 즐긴다. 여름에도 아래는 초록이고 위는 백년설이 그대로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호텔도 전형적인 유럽풍의 고급 휴양소이다. 주로 노인들이 요양 목적으로 찾는 곳이다. 밸린저도 오래전부터 일 년에 한 번 찾다가 은퇴하자 아예 이곳에 눌러 앉는다.

밸린저는 영국 황실로부터 작위와 함께 ‘심플 송’의 연주 지휘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러나 개인적인 이유로 거절한다. 젊었을 때 같으면 대단한 영광이라서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할 요청인데 은퇴했으니 더 이상은 지휘봉을 잡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은퇴자의 여유와 배짱이 돋보인다. 이제 곧 죽을 나이인데 작위가 무슨 필요가 있으며 영국 여왕의 부탁이라도 거절할만한 소신이 생긴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 놓았으니 돈 때문에 움직일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영국 여왕의 요청이라면 큰 영광이다. 그러나 ‘심플 송’은 아내와 사랑할 때 만든 아름다운 노래이고 오로지 아내만 그 노래를 부르게 했다는 것이다. 미스 유니버스가 타이틀의 부상으로 호텔 사용권을 얻어 같은 호텔에 왔는데도 시큰둥하다. 그런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도 온다니까 마음이 변해 가기로 한다.

날마다 산책, 목욕, 건강 체크, 마사지나 받고 아름다운 설산을 보며 지낸다. 밸린저의 딸은 비서 겸 딸 역할을 직업으로 당당히 얘기한다. 돈 많은 아버지의 비서 겸 딸로서 마지막 봉사를 맡는다는 점이 보기에 좋다. 우리들의 노년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시사하는 영화이다. 친구와 딸도 같이 있으면 금상첨화겠다. 문제는 돈이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