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잃는 것은 모두를 잃는 것이다

요즘 맨발 걷기가 열풍이다. 연간 회원으로 헬스를 끊어 운동하다 보니 집 근처 산책길을 오랜만에 걷게 되었다. 추석 연휴가 길어 헬스도 문을 닫은 덕분이다. 성내천에서 장지천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산책길은 서울 둘레길과 송파 둘레길을 같이 쓰는 구간이다. 1시간 반 정도 산책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산책길은 평지를 걷는가 하면 오름이 있고, 작은 동산도 있어 운동량도 많고 지루하지 않다. 동산 참나무에서는 다람쥐가 좋아하는 도토리가 바람에 후드득 떨어진다. 은행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메타세콰이어길은 가장 사랑하는 길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이 길에 나와 보니 신발을 신고 걷는 사람들보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장치천 쪽 구간에는 발 지압보도가 설치되어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자체 산책길에는 어디든지 있는 시설이긴 하다. 그냥 갈 수 없어 몇 바퀴 돌며 지압보도 걷기를 했다. 여러 종류의 지압길이 있어 느낌이 각각 다르다. 첫길은 편백나무로 된 지압길이다. 부드러운 편백나무조각들이 기분 좋게 발바닥으로 전해온다.

 

다음 칸은 조금 강도가 강하다. 붉은 자갈돌로 발바닥을 쪼듯 진한 자극이 느껴진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발을 쌀짝살짝 올려보지만, 날카로운 자갈돌을 걷는 것은 쉽지 않다.

 

바닷가에서 가져온 듯한 반질반질한 크고 작은 조약돌은 그나마 부드러운 촉감을 준다. 하지만 체중에 따라 전해오는 자극은 좀 다르리라. 65나도 과체중인가? 무게감이 느껴진다.

 

목침이 있는 자갈길은 쉼이 있어 좋다. 걷다 발바닥이 아프면 잠시 목침에 발을 얹어 쉬어가면 된다. 어린시절 칙칙폭폭 연기를 내 뿜는 완행열차 길엔 기차선로를 받쳐주는 목침이 있었다. 목침을 밟으며 어디론가 멀리 가보고 싶은 꿈 있던 시절이 있었다.

 

진짜가 나타났다. 지압길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곳이다. 짱돌은 단단하고 좀 큰 자갈돌이다. 한 발 한발 떼는 것도 쉽지 않다. 온몸으로 그 고통이 스며온다. 쓴 약이 몸에 좋듯 지압의 효과가 좋을 듯싶어 멈출 수가 없다. 애써 참고 건넜을 때의 만족감과 희열은 그 보답이다.

 

지압 보도길에는 수도가 설치되어 있다. 맨발로 걷고 나서 수돗가에서 발을 깨끗이 씻을 수 있다. 시원한 수돗물에 발을 씻으면 온몸의 피로가 싹 물러간다.

 

발바닥은 온몸의 집합체라 한다. 발바닥에서 머리끝까지 모든 신경이 통한다. 발바닥에 주는 자극도 만병통치라 생각하니 아파도 참을 만하다. 어느 부위를 집중적으로 자극해 주어야 몸이 건강한지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다.

 

요즘 맨발로 걸어 아픈 곳을 고쳤다는 사람들이 TV에 나와 매스컴을 타니 맨발걷기 열풍이 분 것이다. 돈 안 들이고 건강해지는 것이라 권장할 만하다. 돈도 중요하지만, 건강은 그것보다 훨씬 소중하다. 돈을 잃는 것은 잠시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나이라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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