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정현숙

가시로 잔뜩 감싸고 있더니

토실한 알밤을 품고 있었네

열매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네

​품안에 자식이라고

지극정성 애지중지 키워서

어느 시기가 오면 떠나보내듯

​마침내 떠나보내려 하네

잘 여문 밤톨이 대견스러운지

그래도 활짝 웃고 있네

털릴 건 털리고

떠날 건 떠나야 하리

빈껍데기는 또 다른

새로운 것으로 채우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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