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한가위

                    마천 중앙 재래시장의 모습
                    마천 중앙 재래시장의 모습

마천중앙시장은 송파구 마천로4523번지에 있다. 마천역에서 378떨어진 거리다.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재래시장 그대로다.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현대화로 정비되어 깔끔하고 높은 천정으로 눈비를 피하게 꾸며져 있다. 하지만 마천중앙시장은 재개발을 앞둔 탓인지 천막, 파라솔 등 옛날 모습 그대로다. 옆에는 위례신도시의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와 낮고 볼품없는 재래시장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그래서 더 재래시장이 인근 주민들에게 친근하고 정감이 가는지도 모른다. 물건값도 저렴하고 다양해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재래식 그 모습 그대로 정겨운 모습이다
        재래식 그 모습 그대로 정겨운 모습이다

길게 늘어선 좁은 시장 골목은 야채가게, 반찬가게와 금은보석 가게가 함께 어울려 있다. 이것이 재래시장의 다정한 모습이다. 제각각인 천막 아래로 시장을 보러온 사람들이 지나간다.

                    국산 전복, 국산 문어, 살아있는 낙지가 있는 생선가게
                    국산 전복, 국산 문어, 살아있는 낙지가 있는 생선가게
                  맛좋은 조기
                  맛좋은 조기

생선가게에서는 국산이란 말을 자랑스럽게 내 붙인다. 그만큼 수입품이 많다는 뜻이다. 농산물도 신토불이가 좋듯 생선도 내나라 인근에서 잡힌 생선이 최고다. 국산 전복, 국산 문어 등 귀한 물품이다. 

   역시 우리의 것, 신토불이가 최고다
   역시 우리의 것, 신토불이가 최고다

야채가게에는 방금 밭에서 수확한 듯 싱싱한 농산물이 주인을 기다린다. 가지, 호박, 토란, 감자, 고구마 줄기, 채소, 늙은 오이다. 재료 하나하나가 주부들 손에 들어가 맛있는 요리로 탄생할 것이다. 오이는 젊은 오이, 늙은 오이로 구분하는 것이 재미있다. 젊고 늙은 오이가 독특한 맛을 낸다. 젊으나 늙으나 그 가치가 줄어들지 않는다. 사람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는 한다.

    추석 한가위를 대표하는 대표 떡들이 다 모였다
    추석 한가위를 대표하는 대표 떡들이 다 모였다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인절미, 절편, 꿀떡, 개피떡, 약식, 기지 떡, 감자떡, 송편, 쑥떡 등 우리 민속 고유의 떡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추석 명절은 한 해 땀 흘려 지은 수확물을 조상님들 상에 올려 감사한 마음을 드리는 날이다. 온 가족이 둥그렇게 모여 송편을 빚으며 웃음꽃을 피웠는데 요즘은 주로 사서 먹어 그런 풍습도 보기 어려워 아쉽다.

    저렴한 가격에 홍두깨 칼국수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 메뉴다
    저렴한 가격에 홍두깨 칼국수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 메뉴다

시장에 오면 음식값도 저렴하다. 동네 앞에 유명한 손칼국수 집, 칼국수 한 그릇이 9,000원으로 올랐는데, 마천동 재래시장에서는 홍두깨 칼국수 한 그릇이 그 반값인 4,500원이다.

       매콤한 홍합과 손칼국수가 맛도 가성비도 최고다
       매콤한 홍합과 손칼국수가 맛도 가성비도 최고다

시장근처에 또 다른 명동칼국수 집이 있는데 그 집도 손칼국수는 4,500원이다. 이 집의 명품으로 홍합칼국수가 유명한데 6,500원 한다. 인심 좋게 홍합도 듬뿍 담아 나온다. 남한산성 등산을 하고 내려온 사람들이 많이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나도 한 그릇 시켜 먹으니, 맛도 가격도 최고다. 가성비 최고다. 재래시장의 멋과 맛은 이런 것이다. 재래시장은 언제나 정이 넘쳐나고 가슴이 따뜻해서 좋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을 맞이하는 상인들과 고객들의 풍성한 한가위가 되기를 빈다.

   옛날 치킨과 옛날 빵집, 추억을 부르는 맛이다
   옛날 치킨과 옛날 빵집, 추억을 부르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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