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걷기여행을 위하여 내가 정한 테마는 "게으르게 걸으며 두리번거리기" 이다. 

천천히 걸으며 새로운 것을 살펴야하고 눈에 띠는게 있어야 깊게 들여다 봐지기 때문이다. 오늘이 컨셉에 딱 맞게 걸은 날이다. 여수에는 시청이 2곳에 있다. 구도심권 시청사 인근 로터리에서 출발하여 신도심권 시청사 가까이에 있는 선소(船所)까지 걸었다. 선소는 이순신장군이 임진왜란 1년전부터 거북선을 만들던 조선소라고 한다. 일제 침략기에 외부노출의 유적이 훼손된 탓인지 여행자인 나에게 안내문 만으로는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 마침 교대하는 시내버스 기사와 말이 트여서 질문을 던졌다. 그래도 해변과 바닥에서 조선소였던 유물이 많이 발굴되었다고 하니 고맙다. 

오늘 오후 일기예보는 시간대까지 잘맞았다. 비가 제법 샌 동안에는 커피숍에서 가지고 온 수필집 "닳아지는 것들"의 1/6을 읽었다.  저자 "가재산"은 시니어가 되어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다. 35권 이상의 책을 냈는데 수필집으로는 처음이라고 정성스럽게 만든 책갈피까지 넣어서 보내왔다. 마침 시중에 화제가 되고 있다하니 늦기전에 읽으려고 이번 여행에 가지고 왔다. 여행 마치기보다 먼저 완독할 것 같다. 순수 수필의 문장에다 70대 초반의 의미, 재미있는 삶에 대한 가르침이 있어서다. 지금도 가르쳐 주는 스승이 있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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