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동아리 첫 모임

쉘위댄스 여주인공 쿠사카리 타미요 인터뷰 당시 사진/강신영
쉘위댄스 여주인공 쿠사카리 타미요 인터뷰 당시 사진/강신영

발레는 모든 춤의 원조

한창 댄스스포츠가 대유행을 하던 시절 일본 영화 ‘쉘위댄스’가 일본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중견배우 리차드 기어를 내세워 리메이크 영화를 만들만큼 대 히트를 쳤다. 댄스가 특별한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극화한 영화다. 이 영화에 선망의 여성 댄스 강사 메이 선생이 나온다. 일본 배우 쿠사카리 타미요다. 이 배우가 당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댄스스포츠 코리아 잡지사 편집기자 자격으로 인터뷰를 했다. 첫 질문이 “댄스스포츠 한지 얼마나 되었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녀는 “댄스스포츠는 한 적이 없다. 영화에 나온 장면들은 모두 발레를 했으면 쉽게 할 수 있는 동작들이다”고 해서 크게 당황한 적이 있다. 배정받은 인터뷰 시간 30분 동안 댄스스포츠에 대한 질문만 준비했는데 첫 질문부터 막히니 땀을 빼야 했다.

한국 모던 챔피언으로 한동안 장기간 군림했던 윤학준 선수도 인터뷰 한 적이 있다. 잘 빠진 체격은 타고 났다 치고 어떻게 디테일이 다른 선수와 확연히 차이가 나느냐고 묻자, 어린시절부터 해 온 발레 덕분이라고 했다.

경기대 댄스스포츠 코치 아카데미 과정을 다닐 때 무용과 출신의 여성이 있었다. 스텝이야 다 같이 배웠으니 같은데 묘하게도 디테일이 달랐다. 팔 하나를 뻗어도 다른 사람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아하고 예뻤다. 비밀은 어릴 때부터 익혀 온 발레에 있었다.

대학시절에도 무용과는 남학생들의 미팅 선호도 1위였다. 가장 여성스럽고 예쁜 여학생들의 집단이었기 때문이었다.

댄스동호회 첫 모임을 빌레 기초 동작으로 잡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 착안한 것이다. 마침 대학에서 발레와 현대무용을 전공한 마승희 선생이 댄스동호회 회원이어서 첫 강의를 부탁했다.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로 발 부상을 입어 다리를 움직이지도 못하는 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첫 강의라는데 책임감을 느껴 하게 되었다고 했다. 책임감 투철하고 고마운 일이다.

다리는 못 쓰지만, 첫 시간이라 상반신 팔 동작 폴 드 브라(Port de bras) 8가지 동작을 강의했다. 팔 동작은 얼핏 어려워 보이지 않으나 디테일로 들어가면 땀이 송긍송글 맺힐 정도로 쉽지 않은 동작이다. 엄지는 가리고 가운데 손가락은 살짝 내리고 시선도 그에 맞춰야 한다. 단순히 모양만 하는 것이 아니고 스트레칭이다. 그렇게 자세가 잡히면 일상에서의 자세도 바람직하게 바른 자세를 하고 다닐 수 있다.

라틴댄스에서 팔을 뻗는 동작들은 발레에서 나왔다는 것이 확실하다. 노예의 춤인 룸바와 차차차가 쿠바에서 유래되어 바디 무브먼트 등 발레와 무관하게 발전하다가 영국에서 댄스스포츠로 체계화 되면서 발레 기법이 가미된 것이다. 모던댄스에서의 홀드와 춤의 자세 또한 발레에서 나온 것을 확인하는 고품격의 발레 상식을 배우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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