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체성에 눈을 뜨는 과정

공학기술의 발전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1950년대 부터 꽃피우기 시작한 미디어아트는, 선두주자 백남준 그리고 앤디워홀부터 디지털 기술로 구현되는 가상공간에서 자연을 체험하기까지 무한질주 해왔다.

​올해는 DDP에서 프랑스의 미구엘 슈발리에-Meta Nature AI '가상의 정원'을 구현
댄 아셔-Borealis는 매혹적인 도심의 오로라,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Opposites United는 편안한 동반자가 되기 위한 여정을 선보이며 가을 밤을 수놓는다.

Meta Nature AI-가상의 정원 (에이피엠건물앞에서 찍은것)

철 지나간 것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시대에서 신기술에 열광하며 진보된 기술로 미디어아트를 만들어 내고 디지털기술로 수많은 시도를 선보인 많은 미디어 예술가들은, 기술로 인한 인간과 사회의 변화를 작가의 관점과 세계관을 바탕에 두고 자신만의 표현방식으로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인공지능, 로보틱스, VR/AR, 또는 블록체인 같은 기술의 상업적 활용이 산업의 본업이라면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같은 기술로 지금의 현실을 비판하고 나아가 새로운 인간상과 사회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단지 스펙터클하거나 감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미디어아트는 아닌 것이다.

건물의 외벽을 프로젝트로 영상을 쏘아 빛의 캔버스로 탈바꿈 되는 기법을 프로젝션 매핑이라 하는데 빛이 물감이 되고 물체가 캔버스가 되는 셈이다. 프로젝터가 쏘아주는 영상의 범위를 수학적으로 계산해 원하는 좌표와 형태에 맞춰 영상을 가공하는 작업이 필수라 하겠다. DDP는 이미 2020년 래픽 아나돌(Refik Anadol)의 대형 매핑을 선보이며 관객과 소통해 왔다. 올해 초대 작가인 미구엘 슈발리에는 이 작품을 통하여 실제 자연과 기술적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관계성을, 댄 아셔는 자연과 교감하며 과거 인류의 갈등으로 부터 환경과 사회를 좋게하기 위한 고민을 보여주며 '해피 시티 랩'에 관한 소신을 보여준다.

나는 이러한 예술적 경험으로 부터 미디어 아트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기술시대의 휴머니티속에서 인간의 정체성에 눈을 뜨는 과정.

오로라를 상징하는 미디어 설치작업.

자연의 현상을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마치 북반구에 있는 것처럼 재현. 맥주 한캔과 함께 방석이나 깔개를 가지고 잔디언덕으로 올라가서 하늘을 올려다 보자. 흐르며 바뀌는 천체 현상속에서 북유럽 어딘가에 와있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실 작품 제작의 의도가 무엇이던 금요일 저녁, 가상의 정원에서 매혹적인 오로라를 감상하며 편안한 도심속의 행복한 여정이 되었다면 관람자는 가상 공간안의 색채의 향연속에서 작가의 의도대로 완벽한 예술적 동참을 이룬 것이다.

Warning : 반드시 밀리오레 옆건물 헬로에이피엠 건물 앞 빔프로젝터가 쏘는 곳에서 감상할 것
(넓은 평면건물의 정상화면과 옆 건물에서의 왜곡되고 찌그러진 화면을 동시에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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