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정현숙

​함초롬히 이슬 머금은

코스모스가 소식을 전한다

가을이 오고 있다고

잠잠하던 풀벌레가

요란스레 울어 젖힌다

여름이 가고 있다고

순순히 자리를

내어주고 받아들이는

자연의 질서가 경이롭다

빙빙 사계절이 돌고 있다

제자리에서 도는 것 같은데

돌면서 굴러가고 있다

굴러가면서 쉼없이

나이테를 늘이고 있다

옹이 수도 늘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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