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누군가 길을 물어 오면 친절하게 가리켜 줘야 한다. /사진 강신영
누군가 길을 물어 오면 친절하게 가리켜 줘야 한다. /사진 강신영

누군가 길을 물어 온다면?

내게 길을 물어 보는 사람들이 많다. 사무실 밖에 자주 나가기 때문이다. 주로 전쳘역을 물어 보는데 문정역과 가락시장역 중간이라 최종 목적지를 먼저 물어 보고 두 역 중 하나를 가르쳐 준다. 환승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전철역은 역사가 지상에 없고 입구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잘 안 보이는 곳도 많다. 옛날처럼 역에는 커다란 역사 건물이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 외에는 법조 단지 안쪽 행선지를 찾는다. 사무실 근처는 법조단지가 새로 생겼고 지리가 복잡해서 안쪽에 있는 행선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가르쳐 준다.

어떤 사람은 길을 가리켜 줘도 못 믿겠다는 등,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보면 괘씸한 생각이 든다.

잘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한다. 알지도 못하면서 잘못 가르쳐 주면 그 사람이 고생하기 때문이다.

벨기에에 갔을 때 지나가는 행인에게 영어로 목적지 가는 열차 타는 곳을 물었는데 반대로 가리켜 줘서 벨기에를 완전 종단한 적도 있다. 끝에서 끝을 잘 못 가더라도 나라가 작으니 망정이지 상당히 곤혹스러웠다.

길은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는 것이 좋다. 나이 든 사람들은 잘못 알려주거나 모르기는 피차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자기 일처럼 친절하게 가리켜 준다. "저기요" 하면서 스마트폰 네이버 지도를 펴 놓고 찾는 시늉을 하면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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