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걷기 10번째

이틀간 비가 내려 꼼짝을 못했더니 발바닥이 근질거렸다.집 안에서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걸어다녔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오늘 오후에 비가 잦아 들기에  혹시나 하고 맨발걷기 카톡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서로 걷는길에 출입금지 표시가 풀렸냐고 궁금해 한다. 서석산 사슬고개는 아직 통제 중이라 뜨고 공세리는 감감무소식이라서 다녀오기로 했다. 갔더니 신발이 한컬레만 있어 올라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살짝 고민이 되었다. 마침 산을 내려온 분이 있어 상태를 물어 봤더니 황톳길이라 많이 미끄러워서 지팡이가 별 소용이 없다고 한다. 그럼 신발을 신고 걸을까요?  했더니 그래도 정히 올라가고 싶으면 맨발이 더 낫다고 한다. 그래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올라가야지... 초입이 진흙뻘로 변해 살짝 미끄러웠지만 나머지 구간은 그런대로 순조로웠다.  태풍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밤송이가 떨어져 있어 아까웠다. 도토리도 발에 밟힌다. 나뭇잎이 떨어져 길을 덮었다. 넘어진 나무도 있다. 그럼에도 땅은 물을 먹어 부드럽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보니  황토뻘 밭 까지 가게 되었다.진득진득하던 황토뻘 밭은 황톳물로 변했고 발을 담그니 밟히는건 도토리알들이다. 발가락으로 살살 몰아 내었지만  다는 못건졌다. 누군가도 건져내 주겠지 하고 돌아서 나오니 내가 길을 잡아 오를 때 내려오는 사람이 둘이었는데 내가 내려 가는 길에는 올라오는 사람이 꽤 된다.세어보면서 내려가니 11명이나 된다. 다들 비가 그쳤다고 걷기 시작했나보다. 다른 날에 비해 많이 걷지는 못했지만 땀은 솟아난다.태풍이 양평은 스쳐 지나갔다.남한강 물은 불어서 넘치지마는 큰 피해가 없음에 감사하며 걷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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