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덥다.
모자와 선글라스 그리고 양산까지 받쳐들고 이열치열의 잔치를 즐기려 밖을 나선다.
특별한 날이 오면 내 자신에게 선물을 하려고 마음을 먹은지 조금 시간이 흘렀다.
오늘은 손톱정리.
간단한 것 같아도 1시간30분을 보내니 사알짝 간 밤 못 잤던 잠도 쏟아지는 듯 ~ 집으로 돌아오는 길가에 도장 파는 곳이 눈에 들어 온다.나는 들어가 약간 주저하며 혹시 낙관을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다.
시인이냐고 묻는 사장님에게 답 대신 손부채에 부족하지만 좋은 글을 써서 선물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설명했다.
우리 나이엔 프로는 조금 비켜가고 즐기는 아마추어가 좋다고 누군가에게 들었다. 그것으로 나의 도전정신에 힘을 싣는다. 나는 평생 인생 아마추어다. 정답을 모르니 그렇고 특히 잘 하는 것이 없으니 그렇다.
힘든 여름을 나며 곱게 접은 부채를 펴서 바람과 함께 퍼지는 밁은 글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밥을 먹다, 책을 읽다 ,길을 걷다 문득 네가 그리워.
~사랑의 먼 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야 하네.
~좋은 일은 햇살처럼 스미고 나쁜 일은 바람처럼 날아가길
이렇게 쓴 후 내 이름자 있는 낙관으로 꾸욱 눌러 마무리 하고 싶었다.
뜻밖에 멋진 작품을 선물로 받고 신기해하며 기뻐하는 내 모습을 보고 사장님은 벽에 걸린 글을 보라며 내게 말했다. 올려다 보니 여러 장의 시를 써놓은 것이 보인다. '시인은 사장님이시네요'라고 하는 내게 '시가 별 것인가요' 그냥 사는 것 쓰는 것이지' 맞는 말이다. 왜 내겐 어려운 것일까. 아마추어인 까닭이다.
긍정의 글이 많다고 칭찬이 담긴 감상을 말하자 사장님은 말을 잇는다.
자신의 작은 사업장에서 도장을 파며 복권을 산지가 어언 40년이 넘었단다. 아직 큰 금액은 당첨된 적이 없지만* 언제가.언젠가*그 날이 오리라며 긍정의 마음으로 매주 샀더니 지난 주일 로토를 팔 수있는 상점이 되었다며 기뻐하는 것이었다. 난 복권을 잘 모르지만. 자신의 상점에서 1등이 나오면 이제껏 희망을 놓지않고 긴 세월 복권을 사온 보람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좋은 꿈을 꾸면 한 번 더 들르라며 특별히 내게 주신 낙관을 보관하는 작은 가죽지갑을 받아들고 나왔다.
낙관적 자세로 40년을 기다리며 살아온 그 분에게 받아든 내 생애 최초의 낙관이 외로운 서로의 섬에 가까이 다가가 마음을 여는 관계에 한 몫 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은 토요일. 누군가 긍정과 기대로 구입했을 복권이 드디어 얼굴을 드러내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