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25일 한반도에는 전쟁이 터진다. 1945년 8월15일 광복을 맞아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쓰던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전쟁을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었다 해도 별차이는 없었겠지만 무방비상태 에서 전쟁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3일만에 수도 서울을 함락당하고 만다. 이때 UN군이 참전해 주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도 하고 싶지 않지만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유엔군이 세계 분쟁지역에 연합군대를 파병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으며, 그 이후로도 전투병을 유엔군의 이름으로 파병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그렇게 미국(1,789,000명)과 영국(56,000명)을 포함한 16개국이 1,938,330명의 전투병을 파병해주었고, 6개국이 의료지원을, 38개국이 물자지원을 해줌으로써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40,896명이 전사하셨고, 실종자까지 포함해 안타깝게도 44,784명의 군인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셨다. 물론 한국군도 126만명이 참전해 15만여명이 전사했으며, 710만명 정도가 부상을 입었고, 아직도 13만여명이 실종 상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멈춘 지 70년이 지나 이제는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지만 우리 만큼은 절대로 전쟁의 포화 속에서 UN의 이름으로 한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참전국 군인들의 희생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70년전 한국을 지키기 위해 참전했던 16개국의 젊은 전투병들은 그 당시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하는 지조차 몰랐을 것이고, 혹시 그런 나라가 존재하고 있었다고 해도 어디에 있는 지조차 몰랐다고 봐야 한다. 하물며 1950년대 초에 호시탐탐 우리나라를 넘보고 있는 주변국들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을 아는 나라가 있었을까? 그런 알지도 못했던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젊은 나이에 목숨을 바친 그 분들은 진정한 영웅들이시다.

 

올해는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전 당시만 해도 맥아더 장군은 “이 나라가 재건하는 데에는 최소 100년이 걸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70년 전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으로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힘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통해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으며, 음악과 영화를 통한 한류 붐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모한 것이다. 6.25 당시 유엔의 도움을 받아 자유를 지킨 우리나라도 참전국 용사들에 대한 끊임없는 보은과 함께 UN의 일원으로 평화를 지원하는 국가로 우뚝 섰다. 1993년 이후 소말리아 상록수부대, 앙골라 공병부대, 아이티 단비부대 등이 유엔 평화유지와 재건활동을 이어갔고, 남수단 한빛부대는 10년째, 레바논 동명부대의 평화유지활동은 벌써 16년째를 맞고 있다. 또 다국적군 소속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등에서 파병임무를 완수했거나 수행 중이다. 정전 70주년을 맞은 올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며 7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자유민주주의와의 연대를 강화해가고 있다.

 

지금 부산은 정전70주년을 맞아 참전22개국 대표단들이 방한했으며 영국군으로 참전하셨던 콜린 세커리씨가 전쟁 당시 전우들과 함께 불렀던 아리랑을 부를 예정이다. 새커리 씨는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6명의 전우 중 전사한 4명의 유해는 현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이 공원은 세계에서 유일한 UN기념묘지로 세계(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장병(영웅)들이 잠들어 계신 곳이다. 1951년 1월 전사지 매장을 위해 유엔군 사령부가 조성하기 시작해 개성, 인천, 대전, 대구, 밀양, 마산 등에 임시 매장되었던 유엔군 전몰장병의 유해를 안장하기 시작했다. 매년 11월11일11시가 되면 전세계 참전 국가에서 이곳 부산을 향해 1분 동안 추모한다고 한다. 원래 11월11일11시는 세계1차대전일 끝난 시점으로 대체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매년 이 시작 참전 전몰 병사들을 기리며 묵념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아마도 이것은 1차 대전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전쟁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리게 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11월11일11시에 부산 UN묘지를 향해 1분간 묵념을 통해 호국영령들께 감사들 드리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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