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만 되면 뭐해 먹을까 고민된다. 아침에 며칠 묵은 반찬을 다 정리했기에 뭔가를 만들어야 저녁 해결이 되기에 무거운 몸 일으켜 냉장고를 여니 삼겹살이 보인다.
그냥 숭덩숭덩 적당한 크기로 썰어 웍에 담고 요즘 많이 수확한 가지도 3 개를 반으로 갈라 깍둑썰기해서 같이 넣었다. 청양고추 2 개와 대파 한 줄기도 모양 안 보고 숭숭 썰어넣고 식용유 한 수저와 마늘 한 수저 넣고 달달 볶는다.
처음엔 물기가 없어 탈 듯 바싹 거리지만 조금 있으면 가지에서 물이 나와 타지 않는다. 적당히 볶아졌으면 고춧가루 한 수저 뿌리고 뚜껑을 닫아 둔다. 불은 센 불로 해야 국물이 안 생긴다. 3~4분 정도 지나서 뚜껑을 열면 가지와 삼겹살이 익은 게 보인다.
이때 간장 휘리릭 둘러 주고 쯔란을 넣어준다. 간장 맛이 살짝 돌 때 꺼내서 접시에 담아주면 물기 없이 잘 볶아진 쯔란 가지볶음 완성. 쯔란은 양 꼬치에 많이 발라 먹는데 커민이라고도 한다.
누린내를 잡아 주기에 고기 요리에 쓰면 좋다. 이 쯔란을 인도 식당에 갔을 때 팔기에 사 온 것인데 소 힘줄(빤진) 요리할 때 요긴하게 쓰고 그냥 두었던 것을 이번에 사용하니 너무 좋다.
남편이 쯔란 향이 좋다고 밥 한 그릇 뚝딱했다. 고기에 양념을 다 해놓고 덜어서 볶는 것보다 고기를 볶아 가면서 양념을 넣으면 물기가 적은 뽀송한 요리가 된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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