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살이 멋지게 새겨진 노신사

나는 뛰어나지는 않아도
편안하게 늙어가고 있는 걸까?
그걸 어떻게 알까?

​간단하다, 대중교통을 타보면 된다.
당신 옆에 젊은 여성이 거리낌없이 않는다면 합격점이다.
무난하고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고 지저분하지 않아서 젊은 여자들이 나의 옆좌석을 편안하게 앉는다

​나의 남편이 중년이 되어가는 어느 날부터 나는 평생 안하던 옷차림에 대하여 잔소리를 하기 시작하였다. 멋지고 세련되게 보다는 평범하고 깔끔하게를 외친다.
남편왈 '나 아직 괜찮아, 버스타면 여자들이 옆에 앉거든'

자료 사진으로 꼴불견 남자들을 찾다보니 실사 사진은 정말 피해가고 싶을 만큼 굉장했다. 얼굴을 지운다 해도 실제 사진으로 문제가 생길까 겁많은 나는 일러스트로 대체했다. 대신 현장감이 떨어지긴 한다.

​본인은 스스로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불쾌함을 풍기는 경우가 많다, 대중교통을 탈때 쩍벌남, 흐트러진 옷차림의 남성, 자리 많이 차지하며 혼자 잘난 분들까지.

​혹자는 왜, 중년남자만 타깃이야!! 하실 수 있다. 아들만 둘 있는 나는 과감히 말할 수 있다.
젊은 애들은 방구석 패션으로 나가도 추하지 않다, 하지만 중년의 남편이 추리닝입고 시장이라도 가려하면 난 거의 기절직전이다.

아들은 맨날 슬리퍼 차림으로 잘도 돌아다니지만 중년남자가 슬리퍼 신고 돌아다니면 너무 밉상인게 솔직한 심정이다.

시각적으로 눈을 괴롭히는 사람들 중에 나이든 남자에게 유독 잣대가 엄하다. 하지만 어느 학자의 말처럼 이런 ‘일시적인 비사회적 행동’은 젊은 여성들에겐 용서가 안되기 때문이다.

​중년 남성들이여!
낡고 오래된 신발, 색 바래진 점퍼는 지향하고 산뜻하게 입어보자.
주름살이 멋지게 새겨진 노신사는 지나간 젊음이 아쉽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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