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과 집중, 누구나 모지스 할머니가 될 수는 없다

 

​"선생님들 그림 그리기도 해보시겠어요? 아니면 모바일 그림 그리기도 재미있어요."

지난 북클럽 모임 때였다. 서강동 북클럽 모임을 운영하는 김지영 선생님이 우리 세 명의 시니어에게 이렇게 제안하셨다. 그때 우리 세 명 중 어느 하나 호응하는 사람이 없었다.

"70세가 넘어도 뭐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으니 일단 시작해 보시겠어요."

그녀는 재차 시니어 회원들을 설득해 보려 했으나 우리는 끝내 시큰둥했고 김 선생님은 우리의 반응에 실망하셨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는 하고 싶은데도 용기가 부족해서 해보지도 않고 '못해요'가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우리 나이에는 절실히 하고 싶은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짧다.

어려서부터 감정이 풍부해서 걸핏하면 깔깔대는가 하면 금방 눈물을 뚝뚝 흘리곤 하는 내게 주위 분들이 혀를 끌끌 차며 이렇게 한탄했다.

"아유! 배우를 해야 한다니까! 배우."

 

이런 내 끼를 알아보셨는지 2년 전 연극 극단 대표가 내게 입단 후 연극배우 할 것를 제안하셨다.

"아니요. 저는 하고 싶지 않아요."

모처럼 제안한 그분께는 죄송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다.

어려서부터 글쓰기, 노래 부르기, 그림 그리기, 춤추기 등 예술 활동을 꽤나 즐기며 컸다. 호기심 많고 욕심 많은 내 꿈은 선생님, 패션디자이너, 발레리나, 피아니스트였다.

하나 지금은 자기가 얼마나 몸치인가를 절실히 깨달았다. 한마디로 몸으로 하는 건 다 못한다. 어렸을 때 그야말로 미치도록 치고 싶던 피아노도 별로이다.

 

지구상에서 남아있는 시간이 별로 없는 지금이야말로 선택과 집중을 할 시점이다.

김 선생님은 모지스 할머니도 76세에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서 국민화가가 되셨다고 했다. 그건 모지스 할머니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지금 제일 좋아하는 일은 글쓰기, 왈츠와 탱고 추기, 탁구 치기, 모델 워킹하기, 유튜브 동영상 만들기, 오페라 감상하기, 책 읽기 등이다. 그중에 제일은 '글쓰기'와 '유튜브 동영상' 만들기이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