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근처에 콩나물국밥집이 있다. 내 나이 또래 할머니가 주인이고 혼자 음식 만들고 돈 받고 다 한다. 점심시간과 저녁 시간 사이 휴식 시간도 없어서 애매한 시간에 사람이 오면 그 집으로 간다. 콩나물 국밥이 주 메뉴지만, 파전, 오징어 볶음 등 술 안주도 여러 가지 한다. 막걸리도 항상 있다.

그런데 이 할머니가 계산을 얼렁뚱땅한다. 전표를 떼는 것도 아니고 계산기로 금액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먹구구식으로 한다. 콩나물 국밥이 8000원이고 콩나물 북어국밥이 9000원이다. 차이는 가위로 썰어 넣은 북어 몇 조각 더 들어갔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한번은 8000원짜리 콩나물 국밥을 먹었는데 1만원을 내니 잔돈을 1000원만 주는 것이었다. 자기가 주방에서 만들었으니 북어가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 확실히 알 것이다. 1000원 때문에 기분 상하기 싫어서 그냥 1000원만 받고 나왔다.

이번엔 기어코 사건이 터졌다. 지인이 멀리서 찾아 와 갈만한 곳이 이집 밖에 없었다. 그래서 9000원짜리 된장찌개 하나와 나는 20000원 짜리 김치전을 주문했다. 막걸리 2병 먹었다. 막거리 한 병에 5000원 치고 39000원어치다. 지인이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결제를 한 모양이었다. 이런 경우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얼른 결제를 한 것이므로 내역을 자세히 안 본다. 그런데 자리를 옮겼는데 그집 김치전을 3만원 받은 모양이라며 비싸다고 투덜댔다. 영수증을 보니 합계액만 나왔는데 49.000원이 찍혀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전 종류가 크기는 좀 컸지만, 2만원이었는데 3만원으로 올랐다는 말은 없었다. 반드시 내역을 금액과 맞춰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다음날 다시 그 식당에 가서 할머니에게 따졌다. 영수증 사진을 보여주니 얼버무리는데 계산을 못하는 건지, 일부러 그래 놓고 당황하는 건지 애매했다. 할머니와 얘기하고 있던 사람이 내 계산이 맞다며 1만원 더 받았다고 하자. 카드 결제한 사람이 다시 오면 그때 1만원 착오를 얘기해 달라는 것이었다. 나쁜 기억으로 갔는데 이집을 다시 올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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