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박희진

 

풀밭 속에 말 한 필과 어린이 둘

하나는 말 귀 잡고

다른 하나는 말 갈기 잡고

말에게 물 먹인다

그저 묵묵히

어떤 화가는

이러한 풍경을 그림에 담았으나

그 큰 화면은 초록일색일 뿐

그래도 유심히 들여다 보았더니

좀 진한 초록에선 말냄새도 나고

좀 엷은 초록에선

홍조를 띄운 어린이 볼냄새도

그리고 물냄새도 나는 건 확실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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