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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謝過는 사람들이 사는 동안, 자기가 잘못을 범하고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하여 상대방에게 그것을 진정으로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그렇게 사과를 한다는 것은 똑같은 사안의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의 의미가 있다. 그리고 상대를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서의 인격을 인정하는 의미인 것이다. 그런데 그가 만일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자기와 대등한 처지에서 생각하지 아니한다는 뜻이 되고 범했던 잘못이며 실수를 다시 계속하겠다는 것을 잠재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과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똑같다. 사과를 받기를 원하는 것은 그로부터 같은 잘못이나 실수의 재발 방지를 원하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나도 당신과 동등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 달라는 뜻이다.

하나 더 보탠다면 그의 사과를 받음으로써 그 사안을 그것으로 끝장내고 지난 인연을 두텁게 하면서 새롭고 진전된 이웃과 친구로서의 관계를 이어나가려고 하는 깊은 뜻이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와의 인연을 끝내려고 마음 먹은 사람은 사과 자체를 바라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군가가 잘못을 범한 사람에게 보상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을 나쁘게 말하면 안 된다. 사과를 안 한 사람에게 오히려 귀책 사유가 더 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인간사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개인과 개인의 일도 이렇지만 국가 대 국가, 민족 대 민족, 집단 간의 상례가 아니겠는가? 이래서 우리는 일본을 향해 지난 날 제국주의 시절에 우리에게 저질렀던 온갖 잘못과 수탈, 온갖 전쟁 범죄에 대하여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여태껏 그들은 우리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 누군가 잘못한 사람이 하는 사과가 진정한 사과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아는 것은 사과받는 쪽만이 하는 것이다. 그들이 이른바 104번을 사과했다고 우기더라도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사과는 하지 않은 것과 같다. 그들이 우리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우리의 판단은

1) 전범들의 유골이 보관된 야스쿠니 신사를 정부 관료와 국회의원들이 매년 참배와 공물 헌납을 지속하고 있는 점, 2) 우리의 고유 영토,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수시로 강조하고 교과서에 담아 후세에 교육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거한다.

사과의 재발 방지 약속의 의미를 그들은 이렇게 저버리고 있다. 이로써 그들이 많이 했다고 우기는 사과가 진정성을 담은 적이 없는 형식에 지나지 않았더라는 것을 스스로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형식적인 사과와 진정한 사과를 분별도 못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을까? 아무도 없다. 진정으로 사과하기를 꺼리는 사람만이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사과를 해놓고 자기는 사과를 많이 했노라고 우기는 것이다. 진짜 '사과'는 사과를 받는 쪽이 상대방의 사과를 받아들인 뒤 "그 정도의 사과를 진정으로 많이 했으니 이제 됐으므로 그만해도 된다"라고 할 때까지 해야 맞는 일이 아닌가? 일본은 지금껏 우리가 그들에게 그런 말 할 기회를 준 일이 없다. 그러니 오해하지 마시라! 우리가 일본에게 끈질긴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가 일본과는 서로 끊을 수 없는 인연, 앞으로 잘 지내고 싶은 인연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들에게 범한 잘못을 유대인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했고 그것도 거듭하면서 다시는 같은 잘못이나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진솔한 사과를 받아들였고 다시는 사과를 요구하지 않고 있음을 눈여겨 볼 일이다. 이것이 '사과謝過'에 대한 나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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