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조금은 읽은 편이라 자평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저자를 존경하게 되는 경험은 기억에 없다. 아픈 우리 민족의 유랑역사를 소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으로 써낸 작가가 여성이라는 사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 오후 한나절에 걸쳐 눈물을 훔치며 완독했다.
함께 모임을 하는 동료가 독후감을 이미 써버렸다. 그런데 나도 꼭 쓰고 싶다. 제일 먼저 무슨 말로 시작할까? 작가는 이미 존경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는데 다음 말이, 생각이 바로 떠오른다. 이 책을 30권 사야겠다. 공짜로 주면 안 읽으니 만나는 친구나 회원들에게 반드시 비싼 의미를 담아서 안겨야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신중을 기하려고 책 속지를 살펴보니 8쇄가 된 책이다. 이 정도면 나 말고도 충분히 가치를 공감한 책이니까 꼭 읽으라고 우길 수 있겠다 싶다. 대박이다!
2023년 6월 20일은 까레이스키를 진정으로 보듬고 있는, 문영숙 작가를 가슴으로 만난 날이라 행복하다. 작가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직도 세차례나 혼신으로 감당하고 있다. 다시 경의를 표한다.
김봉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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