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배워 투자하면 노후의 힘

내가 주식을 배운 것은 2020년 6월이다. 운 좋게 15년차 전업투자자에게 돈 한푼 안 들이고 제대로 배웠다. 믿기지 않겠지만 내가 먼저 손을 내민 것도 아니다. 협동조합에서 알게된 그녀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선생님, 저랑 경제공부 할래요?"라면서 말이다. 그때만해도 나는 경제와 주식을 연결짓지 못했다. 마음맞는 동갑내기 여자 셋이 모아져 함께 수업을 시작했다.

​아주 오래 전 국민은행에서 청약으로 한전 주식 7주를 받았다 수년 후 수익으로 판 경험이 전부인 터라 주식시장은 내게 신세계였다. 주식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였구나. 집에 와서 배운 것 이상의 공부를 하다 동이 터올 때도 여러 날이었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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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장은 유난히 좋았다. 그녀의 리딩이 있었지만 실전을 위해 대충 사도 수익이 났다. 그녀는 전업투자 십오 년에 이렇게 좋은 장은 처음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그말의 의미를 나도 안다. 주식 입문 일 년쯤 되고 일정한 수익이 유지되자 그녀는 자기가 아는 90%를 가르쳤다며 수업을 끝냈다. 나머지는 결국 매매를 통해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였다.

​주식은 돈이 돈을 버는 구조다. 제대로 배웠다는 전제를 둘 때 시드머니가 많으면 많을수록 돈을 벌 확률이 높다. 저점을 볼 줄 알면 우량주가 바닥을 칠 때 매수해 맘 편히 들고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우량주라도 고점에선 수익실현으로 물량을 덜어낼 필요가 있다.

주식입문 3년차인 나는 개미 눈곱만큼의 소액투자자다. 오백에서 천 미만의 돈을 굴린다. 당연히 데이트레이딩을 하고 주로 스윙매매를 선호한다. 시드가 적으니 전업으로 종일 매달려 씨름하지 않는다. 매매수익도 월 백만원 넘어가면 만족한다. 시드자금 오천 만드는 게 단기목표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자식에게 용돈주며 살아갈 자신이 있다. ​

수익으로 기부의 즐거움도 누린다. 우리가 김사부라 불렀던 그녀는 일정한 수익이 나면 매월 기부를 하자고 했는데 2년차에 접어들 때 조건을 채워 현재도 옥스팜에 기부하고 있다.

​흔히 주식을 도박이라고 하는데 한탕주의로 덤비면 도박이지만 제대로 배워 안전하게 매매하면 노후의 힘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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