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

첫번째 아이 FIRST CHILD , 2021 제작

한국 | 드라마 | 2022.11.10 개봉 | 12세이상 관람가 | 93분

감독 : 허정재

출연 : 박하선, 오동민, 오민애, 공성하

젊은이들이 왜 결혼을 기피하며 결혼하고도 왜 출산을 기피하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다. 스토리 구성도 현실적으로 와 닿고 주로 왕비 역으로 나오던 박하선의 연기도 좋았다.

첫 아이 서윤이 태어나고 일 년 후 ‘정아’는 회사에 복직한다. 정아의 부재 때문에 1년 계약의 사회초년생 ‘지현’은 계약 연장을 위해 ‘정아’의 자리를 꿰차려 하고, 정아를 곤란하게 만드는 뒷담화까지 들려온다. 정아는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 때문에 여러가지 난관에 봉착한다. 아이 때문에 회사에서 조퇴를 해야 하고 어느 날은 더 이상 핑계 댈 것도 없어 무단으로 결근한다. 일도 실수가 생겨 문책을 당하기도 한다. 밤에 아이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수면도 부족하다. 상사의 질책을 받는 횟수가 늘어간다. 남편은 이기적이고 보수적인 사람이라 아이가 밤에 울면 신경질을 낸다. 회사 회식 때문에 늦게 왔으면서 그나마 빨리 빠져 나왔다며 자기 합리화를 한다. 소리도 지른다. 맞대응하기도 지쳐서 혼자 나가 바람 좀 쐬고 오겠다며 나간다.

어느 날 보모에게 맡긴 아이의 멍 자국을 보고 남편은 소송하자며 보모를 다그치고 정아는 자신이 회사 때문에 돌보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한다. 다른 보모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 다행히 근무시간 동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차례가 와서 아이를 맡겼는데 그것도 순탄치 않다. 어느 날 아이가 전염성 있는 수족구병이 의심된다며 병원 검진과 3일 간 내방금지 요청을 받는다. 남편은 제 일에 바빠 도움이 안 되고 3일 간 무단결근 하게 된다. 고심 끝에 정아는 회사에 사표를 낸다. 둘째 아이는 언제 가질 거냐는 질문에 아예 답도 안한다.

이 영화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무수한 딜레마를 통해 의지할 수도 홀로 설 수도 없는 세상과 마주한 우리 시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소셜 리얼리티 드라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작년 18세 미만 자녀를 둔 430만 가구 중 53%인 230만 가구가 맞벌이 부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전국보육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지난 해 부부 중 여성이 취업한 가구에서 오후 시간 동안 자녀 돌봄을 기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69.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아이 돌봄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의 허점과 부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 돌봄과 관련한 다양한 영역의 문제와 제도적 부재들은 지금 당장 풀어나가야 할 시의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경력 단절을 우려한 결혼 기피, 출산 기피로 인구 감소를 면치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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