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옷 맵시를 위해서 다이어트는 언제 어디서건 생활화되어야 한다. 1981년 딸애를 낳고 산후조리 중인 나를 보살펴 주신 분은 시어머님이었다. 솜씨 좋은 어머님은 민어, 갈치 등의 생선을 노릇노릇 정갈하게 구워주셨다. 연탄불에 장시간 공을 들인 어머님의 지극한 정성을 평생 잊지 않고 있다. 문제는 머슴밥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엄청난 양의 쌀밥이었다. 작지 않은 사기 밥사발에 수북이 올린 쌀밥, 국의 양도 만만치 않아서 국을 담은 대접 크기가 세숫대야였다. 몸매 가꾸는 것은 평생 걸리지만 망가지는 건 순간이다. 궁리 끝에 탄수화물인 쌀밥은 최소의 양만 먹으려고 위 뚜껑만 살살 갉아 먹었다. 대신 간이 심심한 미역국은 다 먹었다. 이 부분은 젊은이들이 참고해야 할 것이다. 대개는 해산하고 몸조리하는 과정에서 몸매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한번 흐트러진 몸매는 원상복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여성으로서 다이어트는 언제 어디서건 마음에 새겨둘 일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였다. 내밥은 아예 푸지를 않았다. 두 아이가 밥을 남기면 그것부터 먹고 모자라는 양은 조금 더 덜어서 먹곤 했다. 주부들이 자기 밥을 다 먹은 후에 아이들이 남기면 아깝다고 다 먹어버리니 영양 과잉이 되어 살이 찌는 것이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체력이 약해지고 기초대사량이 줄어 혈중 포도당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다. 시니어들은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이 중요하다. 이곳의 근육이 빠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기초대사량을 이곳에서 많이 흡수하기에 이곳의 근육이 빠지면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기 때문이다.​ 건물이나 전철 플랫폼 등에서 위로 올라갈 일이 있으면 계단으로, 내려올 때는 무릎 연골을 생각해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 늘 다이어트 개념을 장착하고 산다. 저녁식사는 탄수화물을 최소화하고 두부, 계란 등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이다. P여고 미술 선생님이야기이다. 2005년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선생님은 키가 크고 날씬했다. 선천적인 것으로 알고 있던 그녀의 체형에 얽힌 이야기를 그녀가 들려줬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아주 뚱뚱했던 그녀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단다.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절치부심하고 체중을 빼는데 목숨을 걸었단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드디어 그녀의 목표치인 55 사이즈가 됐단다. 그때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다이어트의 단맛을 알게 된 그녀는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씩 스트레칭, 요가 등의 운동을 해주고 하루를 시작한단다. 봄철에 나는 복분자를 엄청난 양을 사서 냉동실에 저장해 두고 매일 남편과 함께 반 컵씩 먹는다는 그녀는 피부도 고왔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2022년 봄 1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그녀는 다른 학교에 근무하다가 다시 P여고에 근무 중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아직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실상을 알게 되니 안쓰러웠다. 건강하게 날씬한 줄로 알았는데 병약해져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수업하는 게 힘들다고 했다. 건강식을 챙겨 먹으며 꾸준히 운동해서 나이에 상관없이 건강할 거라는 내 예상을 깨는 소식이었다. 왜일까?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음식과 운동으로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그녀의 건강이 왜 좋지 않은 건지 정말 모를 일이다. 동료 교사로서 자기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건강을 잃게 된 그녀가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인간성도 좋아서 내게도 잘해주었던 그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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