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스타인은 자살에 실패한 후(21세) 이런 글을 적었다.
"희망이라고는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삶은 전혀 탈출구를 보여 주지 않고 오직 바랄 수 있는 길은 죽음 뿐이었다. 그날 오후 나는 낡은 옷에 묶여진 벨트를 골라 천정에 매달았다. 의자를 받쳐놓고 내 목을 걸었다. 그러나 의자를 차는 순간 벨트가 끊어지면서 나는 바닥에 내동댕이처졌다. 그 순간 나의 첫 반응은 일종의 쇼크 같은 것이었다. 나는 울었다.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피아노에 앉아 한숨을 쉬고 다시 울었다. 내가 그렇게도 사랑했던 음악이, 내 모든 감정의 진정한 동반자였던 음악이 나를 이렇게도 비참한 길로 인도했구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소시지 두 개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밖으로 나가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어떤 생각이 내 뇌리를 강하게 스쳤다. 그것은 계시(啓示)나 강림(降臨 ) 같은 것이었다. 나는 마치 처음 눈을 뜬 사람처럼 내 주위를 살폈다. 거리와, 나무와, 집과, 달려가는 강아지와, 남자와 여자와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심지어는 도시의 소음들까지도 다르게 들렸다. 새로운 세계가 내 앞에 펼처졌다. 삶은 놀라운 것이었다. 세상은 살 만한 것이었다. 설령 감옥에 갇혔거나 병들어 누워있다 하더라도....나는 강하게 믿고 있다. 삶은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관계없이 살만한 것이라고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삶을 선택한 루빈스타인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오케스트라가 안다. 그리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세상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