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밭에/오정환
책 일천 권도 읽지 못한 채
마음 가장자리에 선을 긋고
생각이 다른 사람은 절대 들어오지 못하도록
가시 울타리 두른 적 있다
제법 견고하던 울타리
세월 속 비바람에 헐고
어느 해 태풍으로 와르르 무너진 후
나를 가둔 편협이 울컥울컥 나가버리긴 했으나
아직 희미하게 울타리 자국 남아 있다
이제는 마음 텃밭에
누구나 기웃대도 좋을
빨강 노랑 하양 꽃잔디 깔고 싶다
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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