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지고 있다/정현숙

바쁘게 허둥대며

살아온 지난 날들이

문득문득 그립다

흐르는 것인지

쌓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세월따라

경험치는 늘어가는데

텅 빈 껍데기처럼

헛헛하기만 하다

돌아보면

막막할 때도 있었고

고단할 때도 있었으나

그래도 좋았다

지나가고 나면

사라지고 나면

왜 이리도

아리도록 아쉬운가

​한바탕 법석대던 봄꽃이

하나 둘 지고 있다

아름다운 시절이

소리없이 시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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