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종 심고 웃거름 주고 하느라 매일이 바쁘다. 어제는 키 큰 해바라기와 목화를 얻어서 심었고 오늘은 코스모스 모종을 강 건너 밭에서 캐다 심었다. 그저께는 로즈메리와 취나물, 자소엽을 이웃이 주기에 한 대야 받아와서 심었다. 대신 우엉 새싹 난 것을 드렸다. 물물교환이다. 

5월 농촌은 농사를 짓지 않아도 바쁘다. 모종이 있다고 그냥 심게 되질 않고 기존에 심어져 있는 꽃과의 거리를 생각해야 하고 자란 후의 키 크기도 가늠해야 한다. 봄에 피는 것과 여름에 피는 것 그리고 가을에 피는 것을 적절히 배치를 해줘야 한다. 여태까지는 초보 농군이고 화훼와 작물을 그냥 이리저리 땅을 파서 심었다면 이제 세월이 흐르니 조금은 알게 되어 꽃의 배치도를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심게 된다. 말은 이리 하면서도 꽃들이 피는 걸 보면 아직 멀었다. 그러다 보니 저녁엔 녹초가 되어 밥하기가 싫어진다. 남편에게 저녁엔 간편하게 빵 먹자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자고 한다. 사실 저녁은 만들어둔 밑반찬이 많아 밥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밥은 아침에 해놓은 밥이 밥솥에 있는데 다시 하자니 번거로웠다.

간단한 저녁 상차림으로 로메인 상추 몇 잎을 뜯어다가 채 썰어둔 양배추와 섞는다. 색감을 살리려 당근도 약간 넣어주고 슬라이스 된 햄도 양배추 크기로 썰어 큰 대접에 담아 마요네즈와 함께 남편에게 내밀었다. 힘들 땐 분업을 해야지.

잘 섞여진 샐러드, 이대로 빵에 넣어 먹어도 되는데 오늘은 그냥 샐러드로 먹었다.

버터를 팬에 올리고 빵을 살짝 구워준 다음, 준비한 계란과 햄과 치즈 한 조각 그리고 밭에서 갓 따온 로메인을 몇 장 접어서 넣으면 끝이다. 맛있게 저녁을 먹으니 피로가 사라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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