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수련회 일정에 예당저수지 탐방 시간이 있어 다녀왔다. 

부슬부슬 이슬비는 내리지만 햇살 쨍해서 기진맥진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낫다. 주차를 하고 있는데 모노레일이 지나간다. 다행이다. 비가 와서 움직이지 않으면 어쩌나 했는데.....

모노레일을 타면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천천히 움직이는데도 높고 낮음이 있어 짜릿하다. 누구는 청룡열차처럼 속도를 내야 재미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 나이엔 그냥 천천히 눈요기 하면서 세세히 보는 게 더 좋다. 금계국이 피기 시작했다. 그동안 애기똥풀이 천지를 노랗게 물들였다면 이제는 노랑 코스모스와 금계국이 화사한 봄날을 잇고 있다.

예당저수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라고 한다. 여기는 처음 와본다. 수박농사를 하는 동창이 근처에 있어서 한 번 와보기는 했는데 저수지까지는 못 챙겨 봤다. 오늘 모노레일로 저수지 일대를 돌고 나니 어마어마한 크기에 놀랐다. 출렁다리도 있는데 비가 와서 걷지는 못했다. 남편과 다시 와봐야겠다.

산책로도 잘 되어 있다. 숲길만 좋은 것이 아니라 걷기 쉽게 야자매트를 깔아둔 산책로에 지금은 줄장미가 엄청 피었고 산딸나무의 흰빛이 비에 맞아 더욱 신비롭게 보인다.

낚시터도 곳곳에 있었는데 낚시하러도 많이 오는 모양이다. 하긴 저수지가 이렇게 넓고 크니 고기들도 많겠다. 그래서 저녁은 메기찜으로 하기로 했다고 했다.

예당저수지 이름은 저수지 물을 당진시와 예산군의 예당평야에 물을 대고 있어서 두곳 이름의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고 한다.

저수지 근처를 오르내리면서 바라보는 저수지는 비가 와서인지 사람도 없고 고즈넉하다. 걷고 싶은 생각이 문득문득 난다. 바라보는 것과 걷는 것의 차이가 분명 있을 것이다.

24분간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서 간 커피집은 언덕에 있어서 저수지 풍경이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다. 뜻밖에도 여기서 존 레넌과 마릴린 몬로를 만났다. 기품 있는 오드리 헵번도 만났다. 카메라를 줄지어 진열해 놓은 것을 보니 나도 저런 진열장을 만들어 내가 소장한 카메라를 전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 카메라들은 다 사진반 회장님이 카메라 전시관 연다고 해서 드렸는데, 아직 전시관을 가지고 계시지 않다.

커피를 기다리면서 존 레넌의 노래와 흘러간 명곡들을 들었다. 비는 내리지만 와플은 입맛을 당기고 시원한 딸기주스는 시간을 여유롭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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