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에서/오정환
살다보면 이럴 때 한 번쯤 있다
차를 타고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은 적
그런 날 경춘선을 타고 춘천쪽으로 가다
산과 물로 둘러싸인 청평역에서 내려도 좋다
역 맞은 편에 있는 작고 조용한
커피숍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급할 것도 없이 시골길을 걷다보면
호명산 숲 속에서 진달래 피는 소리
조종천 물 속에서 갈겨니 꺽지 돌고기 쉬리
몰려다니는 소리 들리는 듯하다
낯선 곳에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산그늘이 동네를 덮을 때쯤 우연히
목련꽃 닮은 사람을 만난다면
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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