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나무 헛꽃/정현숙

누가 헛꽃이라 했나

참꽃보다 더 그럴싸한 꽃을

헛꽃의 헛헛함이야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만

초여름 초록숲에서

단연 돋보이는 순백의 꽃잎

실속이 없으면 어떤가

어차피 한생인 것을

볼품없이 초라히 사느니

멋있게 화려하게

허세 좀 부려도 좋으리

눈물겨운 세월도

눈부시게 살아내는

보라, 저 산딸나무 헛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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