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뇌 구조도
남자의 뇌 구조도

5일 간 베트남 여행을 간 아내가 드디어 내일 귀가한다. 첫 날, 첫 느낌은 "와아, 자유다!"였는데 첫날 밤부터 잠을 설치며 허전함과 외로움이 밀려왔다. 그리고 셋째 날 넷째 날이 될수록 무언가 부족함 속에 불편함이 커져갔다. 가장 불편한 것은 매 끼니 해결이었다. 여행가기 전 아내가 오이김치는 어디에 있고, 양념류는 어디 있고 등등을 알려줬지만 찾는 자체부터 난항을 겪으며 애를 먹었다. 평소에도 늘 겪는 일상이긴 하지만 아내가 그토록 반복 강조했음에도 뭔가 찾는 것은 어렵다. 위 그림처럼 태생적으로 찾는 일은 힘들다.

여하튼 아내 없이 매끼니 해결 자체가 힘들고 불편하며, 또한 아내의 보물이자 힐링자원인 베란다 반려식물들 물주기도 녹록치 않았다. 주말농장에 이식할 상추와 하늘마 여린 모종은 매일 아침 물을 줘야 하고, 어떤 건 이틀에 한 번, 다육이 같은 것은 아예 물을 주지 말 것, 아내의 신신당부가 귀에 쟁쟁하다. 게다가 세탁기와 건조기 돌리는 것은 왜 그리 복잡한 지 아내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세탁기 앞에만 서면 도무지 생각이 안나고 어렵다.

아내 없이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집안 일로는 밥하기, 설거지, 분리수거, 전구 갈기 정도고 그외 집안 일 대부분이 이토록 힘들 줄 몰랐다. 그럭저럭 좌충우돌하며 참으로 힘겨웠는데 어느덧 아내 없는 4일 차를 맞았다. 이제 내일 오기에 그간 여기저기 자유롭게 흐트러졌던 물건들을 나름 정리하며, 반려식물 물도 주고 아내 맞을 준비로 설레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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