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가는 길/오정환

 

 

​발바닥부터 사라지고 있었다

 

심장에서 콸콸 쏟아낸 피는

금강과 섬진강 사이에서

긴 터널을 몇 개 지나며 말라버렸다

 

​노량대교에서

한번 섬섬하던 불빛은

이내 가뭇하고

섬은 적막, 적막은

 

​척추를 타고 빠르게 번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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